"남편이나 아내를 빌려 드립니다."
이혼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잠자리만 제외하고 남편이나 아내의 역할을 모두 대행해 주는 직업이 국내에서 처음 등장했다.
온라인 인력파견업체 가정관리사(www.rentwife.net)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정관리사 파견업을 시작했다고 15일 밝혔다. 남성 가정관리사는 이혼이나 사별 등으로 혼자 사는 여성을 위해 못 박는 일, 컴퓨터나 간단한 가전제품 수리, 형광등 교체, 무거운 물건 옮기기, 휴일 또는 자녀의 생일에 아빠 역할하기 등 가정에서 남편의 역할을 대신해 준다. 여성관리사도 마찬가지로 혼자 사는 남성을 위해 아이들 학습 지도와 가사일 등 가정의 아내 역할을 해준다. 요금은 남성이 시간당 1만~3만원, 여성이 시간당 5,000~3만원이고, 여성은 월 80만~150만원에 입주도 가능하다.
2000년부터 사업을 구상해 왔다는 이 회사 대표 손기승씨는 "주위에서 이혼한 사람 가운데 재혼을 원하지는 않지만 가끔 남편이나 아내의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 것을 보고 사업을 창안했다"며 "가정관리사에 대해 소개하는 간단한 홈페이지만 개설하고 별다른 홍보를 하고 있지 않는데도 문의 전화가 하루에 10통 이상 온다"고 말했다. 현재 20여명의 남녀 가정관리사가 홈페이지나 전화로 파견 요청을 해 오는 고객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손씨는 "현재는 수원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하고 있지만 반응이 좋으면 전국으로 영업망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은 "호주 일본 러시아 등에서는 가족의 역할을 대행해 주는 직업이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국내에서 이런 직업이 생긴 것은 처음"이라며 "이혼 등으로 인한 편부·모 가정이 늘면서 사업 전망이 매우 밝다"고 말했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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