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는 14일 수도권 지역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사업권 신청을 마감하고, 본격적인 심사에 착수했다. 방송위는 학계, 법조계, 시민단체 추천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는 심사위원회 심사결과를 토대로 3월 중순께 지상파TV 사업자군과 비(非)지상파 사업자군에서 각각 3개씩 총 6개 사업자를 선정한다.
DMB는 휴대용, 차량용 단말기 등으로 언제 어디서나 고화질, 고음질의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신 개념의 방송 서비스로, 전송방식에 따라 지상파DMB와 위성DMB로 나뉜다. 위성DMB는 SK텔레콤의 자회사 TU미디어가 지난달 10일 시험방송을 시작했으며, 지상파DMB는 사업자 선정을 거쳐 5월 이후 선보일 예정이다.
이날 지상파DMB 마감 결과, 지상파군에는 KBS MBC SBS EBS 등 4곳, 비지상파군에는 KMMB, DMB코리아, 한국DMB·CBS, NDMB플러스, YTN DMB·ANTV, 유큐브미디어 등 6개 컨소시엄이 신청해 각각 1.33대1, 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신청 기간은 한 달간이었지만, 예비 사업자들은 모두 마감일인 이날 오후에 몰려 신청서를 냈고, 일부 사업자는 막판까지 주주 구성 등을 비밀에 부치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지상파군에는 수도권에 방송을 내보내는 지상파 방송사 4곳이 모두 신청, 탈락자 1곳을 가려내는 싸움이 됐다. KBS MBC가 ‘공영방송’이라는 특수성을 내세워 ‘안정권’을 자신하고 있는 가운데, SBS와 EBS의 각축이 치열하다. SBS는 데이터 채널 3개 중 2개를 한겨레신문사와 LG텔레콤에 맡겨 ‘방송·통신·신문이 함께 하는 융합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운 반면, EBS는 ‘개인 맞춤방송’이란 DMB 특성의 잘 살린 막강한 교육 관련 콘텐츠로 맞서고 있다. 방송계에서는 SBS와 EBS가 마지막 1장의 티켓을 놓고 다툴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방송사들 모두 사활을 걸고 있어 의외의 결과도 배제할 수 없다.
비지상파군에서는 당초 9개 컨소시엄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설 연휴를 전후한 막판 합종연횡을 거쳐 6개로 압축됐다. 예비 사업자들은 지상파군에 비해 경쟁률이 높고 대부분 방송경험이 없는 점 등을 감안, 주주 및 채널 구성에서 차별화를 꾀하는 데 주력했다.
디지털스카이넷이 주도하는 DMB코리아는 라디오채널 1개를 시민단체연합이 운영하는 ‘퍼블릭 액세스 채널’로 구성하고, 쏠리테크가 이끄는 유큐브미디어는 데이터채널을 공익방송으로 운영하고 장애인을 직원으로 고용키로 하는 등 ‘공익성’을 강조했다.
YTN DMB는 YTN의 24시간 방송 경험을 내세워 최강을 자처하고, 벤처기업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CBS가 주축이 된 한국DMB, KDMB와 MMB가 통합한 KMMB는 방송과 통신, 콘텐츠 제작사 등을 아우르는 탄탄한 주주 구성을 자랑한다. 또 대한유화 KDC정보통신 등이 참여한 국민DMB플러스는 자금력 우위를 내세우고 있다.
방송위는 향후 방송과 통신업계 판도를 좌우할 DMB 사업자 선정과정에 잡음이 일지 않도록 공정을 기하고, 선정 후에는 심사 전 과정을 백서를 통해 공개할 방침이다.
이희정기자 jayle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