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의 이라크 정치는 정파연합에 의한 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시아파 통일이라크연합(UIA)이 제1당을 차지하는 등 선전했지만 3분의2 득표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UIA와 쿠르드족의 연정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두 세력이 힘을 합치면 의회 지분이 73.8%로 3분의 2를 훌쩍 넘기때문이다. 이 경우 총리는 시아파인 UIA가, 상징적 국가원수인 대통령이나 국회의장은 쿠르드족이 맡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쿠르드족 몫으로는 쿠르드애국동맹(PUK)의 잘랄 탈라바니, 쿠르드민주당(KDP)의 마수드 바르자니 등이 거명되고 있다.
권력의 핵심인 총리에는 UIA에서 4, 5명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14일 가디언은 온건 세속주의자로 분류되는 아델 압둘 마흐디(63) 아흐마드 찰라비(58) 이브라힘 알 자파리(54)가 경합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라크의 만델라’로 불리는 후세인 알 샤흐리스타니(63)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선거전까지 유력시되던 압델 아지즈 알 하킴은 강한 종교적 성향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임시정부 재무장관인 마흐디는 한때 사담 후세인의 바트당에 합류한 뒤 탈당, 프랑스에서 마오이즘을 공부했다. 시아파의 정신적 지도자 그랜드 아야툴라 알리 알 시스타니의 신망을 얻어 UIA 구성에도 깊이 간여했다.
다와당을 이끄는 임시정부 부통령 자파리는 이슬람 개혁과 종교기관 현대화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대중지지도에 대한 여론조사에선 시스타니 등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UIA 공천도 알 하킴에 이은 2번을 받았다.
은행가 출신인 찰라비는 미국에 제공한 후세인의 대량학살무기(WMD) 관련 정보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 정치적 입지가 좁아졌다.
과학자 출신인 알 샤흐리스타니는 후세인 정권에서 핵무기 개발요구를 거절, 1979년부터 11년 3개월간 투옥된 바 있다. 그는 임시정부 총리를 제의한 미국에게 ‘이라크인의 총의’가 아니라며 거절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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