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년 포르투갈의 빈촌 파티마에서 6차례나 성모 마리아 발현을 목격했던 세 어린이 목동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루치아 수녀가 14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RTP 방송 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48년부터 포르투갈 중부 코임브라 지역의 갈멜수녀원에서 카멜리타 수녀회의 계율에 따라 혼자 살아 오다 최근 병세가 악화돼 주변을 알아보지 못했다.
1917년 5월 13일 루치아 수녀(당시 10세)는 사촌인 야신타(7), 프란시스코(9)와 함께 눈부신 하얀 옷을 발끝까지 내려뜨린 영롱한 성모 마리아의 발현을 처음 경험한 뒤 10월까지 매달 13일 성모 발현을 목격하고 인류의 운명과 직결된 세 가지 대예언을 들었다. 두 사촌은 성모의 예언대로 2, 3년 뒤 폐렴으로 숨졌다.
제1 예언(1차 대전 종전)과 제2 예언(2차 대전 발발)은 42년 바티칸이 발표했지만 제 3예언은 예언 당시 성모가 1960년까지 알리지 말라고 해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2000년 5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야신타와 프란시스코를 시복(諡福·복자의 반열에 올랐다고 선언함)하면서 공개됐다. 요한 바오로 2세는 "81년 (내가) 암살 기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파티마 발현’의 공"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