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100년 만의 최대 무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일부의 예측에 대해 우리나라 기상청이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미 항공우주국(NASA) 산하 고다르 우주연구소의 제임스 한센 박사는 최근 "올해는 온실효과와 엘니뇨 현상이 상호작용하면서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적도 부근 태평양의 수온이 상승하는 엘니뇨와,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에 흡수된 태양에너지가 제대로 방출되지 않는 온실효과가 겹쳐 지구의 온도가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올여름은 100년 만에 가장 더울 것"이라는 성급한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기상청은 이 같은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무엇보다 ‘가장 더운 해’와 ‘가장 무더운 여름’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구 평균기온이 높다는 것이 여름철 무더위로 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100년간 지구 평균기온이 14.59도로 가장 높았던 1998년 우리나라의 연평균기온도 13.6도로 가장 높았지만 여름철 평균기온은 23.2도로 94년 25.3도, 2000년 24.2도보다 상당히 낮았다. 또한 여름철 기온이 높아지면 수분 증발량 증가로 비구름대가 형성되면서 소나기가 자주 쏟아져 지표면이 냉각되기 때문에 기온 상승이 오히려 억제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은 전 지구적으로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계절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반드시 여름철 무더위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올해 엘니뇨가 발달할 것이라는 한센 박사의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미국환경예보센터(NECP)와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등 세계 유수의 기상기관은 현재 페루 연안의 수온이 평년보다 낮으며, 중태평양은 수온이 평년보다 조금 높지만 올 상반기에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현재의 엘니뇨 현상은 매우 약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센 박사의 주장은 NASA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그가 전개한 이론 역시 아직까지 학계의 검증을 거친 단계는 아니라고 기상청은 강조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