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이해찬 총리가 14일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날선 긴장감 속에 재회했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10월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이 총리가 "한나라당은 차떼기당"이라고 폄하, 2주간 등원을 거부했고 이 총리의 ‘사의(謝意) 표명’ 후에도 "총리로 인정할 수 없다"며 ‘왕따 전략’을 구사해왔다.
이날 한나라당 첫 질문자인 홍준표 의원은 이 총리를 답변대에 세워놓고 묘한 미소와 함께 "살풀이 해야 되겠죠"라고 운을 뗐다. 이 총리도 그때까진 웃었다. 홍 의원은 이어 "차떼기 발언은 좀 심했죠"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이 총리는 "작년에 다 말씀 드렸다"고 응수했다. 하지만 홍 의원은 ‘2007년 대선에서 열린우리당이 무조건 이긴다’는 이 총리의 주간지 인터뷰를 문제 삼았고, "차떼기 원조는 이 총리가 몸 담고 있던 당"이라고 물고 늘어졌다.
홍 의원은 6번에 걸쳐 "잘못했다는 것이냐"고 물었지만, 이 총리는 매번 "작년에 다 말 했다" "대정부 질문을 해라" "더 이상 할 말 없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막바지 신경질 섞어"그만해라"고 답하는 이 총리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돼 있었다. 본회의장엔 다시 고성이 터져 나왔고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홍 의원은 이어 병풍, 안풍 사건을 거론하며 "이회창 전 총재를 음해하기 위해 정치공작을 폈지만 다 무죄로 드러났다"며 "현 정권의 과거사 조사도 공작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이 총리는 "참여정부는 공작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이후 질문자로 나선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상적으로 이 총리를 답변대에 불러냈고 ‘살풀이’를 끝낸 탓인지 평이한 문답만 주고 받았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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