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라크 향후 정국 어떻게 될까/ 압승 못한 시아파, 聯政 모색할 듯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라크 향후 정국 어떻게 될까/ 압승 못한 시아파, 聯政 모색할 듯

입력
2005.02.15 00:00
0 0

이라크 민주화 일정의 첫 단추인 과도의회 총선은 어느 한 세력도 결정적 우위를 차지하지 못한 채 종교·세속, 시아파·쿠르드족·수니파 간 고도의 막후 타협과 연정이 필요하게 된 황금 비율로 판가름 났다.

종교 색채가 강한 친 이란성향의 시아파 통일이라크연합(UIA)은 전체 의석(275석)의 과반을 넘는 140석을 차지했지만 득표율은 당초 예측보다 크게 낮은 48.1%에 그쳤다. 총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확보해야 하고, 대통령·부통령 선출, 조각, 헌법 제정 등 향후 정치 일정을 주도하려면 쿠르드족연맹리스트(KA·26%·75석), 세속 시아파인 이라크리스트(IL·13.8%·40석), 기타 소수 정파에 대한 양보와 협력 요청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때문에 선거 결과는 여러 가능성과 위기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 협상이 순탄하게 성공할 지 정치혼란과 저항 격화를 부를지, 과도정부가 친 이란 성향을 보일지 친 미 기조를 이어갈지 모두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 시험대 오른 시아파

UIA는 어정쩡한 승리로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UIA가 극히 미세한 차로(razor-thin margin) 승리, 과도의회가 종교 세력과 세속 세력으로 반분 됐다"고 평가했다. 시아파 종교세력 독주 우려를 씻게 됐다는 것이다. 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빌 프리스트는 13일 폭스TV에서 "UIA가 50% 이하 득표에 그쳤다"고 반색하며 미국의 속내를 내비쳤다.

당장 종교 성향이 강한 총리 후보를 내밀기 어렵게 됐다. 자당의 온건 세속 정치인을 앉히려 해도 ▦수니파 정치 지분 수위 ▦헌법상 종교의 역할 등 협상 상대별로 이해가 엇갈리는 여러 핵심 이슈에 대해 양보가 필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BBC방송은 "긴 시간 협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UIA 주도 과도 정부의 친 이란 성향에 대한 전망은 극과 극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의 이란 압박에 유리한지 불리한지는 전문가들도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라고 지적했다. 후안 콜 미시간대 교수는 "유가에서 미국의 이란 침공까지 많은 현안에서 이란과 비슷한 입장을 취할 수 있어 지정학적 관점에서 미국이 바라던 결과가 아니다"고 말했다.

◆ 킹 메이커 쿠르드족

선거의 최대 승자다. ‘캐스팅 보트’ ‘권력 중재자’‘세력 균형자’등은 달라진 정치 입지를 보여주는 말이다. ‘쿠르드족 대통령 수니파·시아파 부통령 시아파 총리’라는 권력 구도에 이미 암묵적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도 전해진다. 쿠르드족은 또 국가와 종교의 분리, 헌법상 연방제 도입 및 자치허용, 키르쿠크 소유 등을 강하게 요구할 전망이다.

향후 쿠르드족의 UIA와의 역학관계, 대 이란 입장 등에 대해선 전망이 다소 엇갈린다. 이라크 내에서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이라는 평가가 대다수지만, 이란이 과거 이라크 내 쿠르드족의 생명선 역할을 한 점을 들어 의외로 친 이란 성향을 보일 수 있다고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 수니파의 선택은

대표적 수니파 지역인 알 안바르주는 3,000명이 투표, 투표율이 2%에도 못 미쳤다. 당연히 족장 세력을 기반으로 한 가지 야웨르 임시정부 대통령 정파가 5석을 얻었을 뿐 아드난 파차치 전 과도통치위원회 의장 등 세속 친미 정파는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이처럼 거의 완벽한 선거 보이콧은 되려 수니파에게 정치적 지렛대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10월 국민투표에 부쳐질 헌법은 3개 주에서 3분의 2 이상 반대가 있으면 폐기되는 데 이번에 수니파가 이를 현실로 보여준 것이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