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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2차대전 연합국폭격 사과를"/ 드레스덴 공습 60주년 맞아 극우파들 대대적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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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2차대전 연합국폭격 사과를"/ 드레스덴 공습 60주년 맞아 극우파들 대대적인 시위

입력
2005.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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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당시 사상최대의 공군작전으로 불렸던 독일 드레스덴 공습이 지난 13일 60주년을 맞으면서 논란의 한 가운데에 섰다. 전쟁의 비극으로만 치부됐던 이 사건이 독일 극우민족주의세력에 의한 역사 재해석운동의 상징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독일 뿐 아니라 이탈리아 등 과거 추축국의 극우파들은 "2차대전에서 ‘우리들’의 희생도 조명해야 한다"면서 연합국측의 사과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날 구 동독지역 드레스덴에서는 급부상하고 있는 신나치 세력과 극우정당이 당시 대공습의 참상을 부각시키며 대대적인 시위에 나섰다.

신나치 성향의 국가민주당(NPD)과 독일민중연합(DVU), 머리를 빡빡 깎은 스킨헤드족 등 6,000여명의 극우세력은 희생자들을 상징하는 검은 깃발과 횃불 등을 치켜들며 가상 장례행진을 벌였다. 이날 시위는 2차 대전 이후 극우세력이 주도한 것 중 최대 규모였다. 특히 묵념과 기도로 당시를 회상하던 시민들도 상당수 시위에 가담해 연합군의 만행을 규탄해 눈길을 끌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독일 정부는 극우세력이 조장하는 역사왜곡에 현혹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독일인이 치른 희생에 초점을 맞추려는 것은 역사의 왜곡"이라며 "나치 희생자에 대한 우리의 의무는 이런 혼란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NPD 지도부는 "유대인학살(홀로코스트)와 드레스덴 학살은 별개"라며 "영국은 당시 폭격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독일의 2차대전 항복일인 5월8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광장에서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극우세력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역사를 재해석하려는 사회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독일사회에선 최근 몇 년간 2차대선 당시 독일인이 당한 고통과 희생을 공개적으로 논의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NPD와 DVU는 지난해 작센, 브란덴부르크 주에서 처음으로 지방의회에 진출했다.

미ㆍ영 연합군은 1945년 2월13일 밤 9시45분 작센주 주도이자 동독지역 최대의 공업도시였던 드레스덴에 2차례 대대적인 공습을 가했다. 800대의 영국 공군기, 450대의 미 공군 B-17 전략폭격기가 참가한 공습으로 드레스덴은 궤멸적인 피해를 입었으며 사망자만도 최소 3만 5,000명에 달했다. 폭격은 공업시설과 민간주거지역을 구분하지 않는 융단폭격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개전 초기 독일의 영국 폭격(Battle of Britain)에 대한 보복 성격도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한편 이탈리아도 43년 북부 트리에스테에서 최대 1만 5,000명의 주민이 유고슬라비아군에 집단 학살당한 사건을 종전 후 처음으로 거론하며 재평가 논란에 불을 지폈다. 더욱이 이탈리아는 정부가 직접 나서 당시 사건을 영화화해 방영하는가 하면 10일에는 이를 추도하기 위해 의회에 조기까지 게양했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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