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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보고서 월말 발표/ "관료 U-핸드가 한국경제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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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보고서 월말 발표/ "관료 U-핸드가 한국경제 발목"

입력
2005.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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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집단의 ‘유비쿼터스 핸드(The Ubiquitous Hand)’가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3일 내놓은 ‘2005 한국경제 보고서’(초안)에서 ‘유비쿼터스 핸드(U-핸드)’라는 새로운 용어까지 만들어 금융·외환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한국 관료들의 행태에 불만을 표시했다.

IMF는 보고서에서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가 시장지향적으로 변하기는 했지만, 한국 관료집단의 시장개입은 여전하며 한국 경제가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간섭의 후유증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가 침체된 주요 이유로 ▦가계부실 ▦중소기업 부실 ▦대기업의 투자부진 등을 꼽았는데, 이들 모두 관료들의 개입 때문에 초래됐다고 분석했다.

IMF는 2002년 이후 한국 성인 인구의 10분의1인 375만명이 신용불량자가 된 배경에는 정부의 잘못된 신용카드 정책이 한 몫을 했다고 지적했다. "1차적으로는 당시 신용카드 회사들이 무분별하게 카드를 발급했기 때문이지만, 당국이 내수를 진작시키기 위해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신용카드 복권제도 등을 도입한 것도 또다른 원인"이라고 IMF는 분석했다.

중소기업 부문의 위기도 관료집단이 초래한 측면이 크다는 게 IMF의 인식이다. IMF는 "한국 정부는 외환위기 직후 도산을 막기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을 급격히 늘렸으나, 이같은 비상요법은 부실 기업의 퇴출을 막아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경우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보증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6.25%에 달하지만, 대만의 경우는 1.5%에 불과하다"며 "대만 중소기업의 국제경쟁력이 한국보다 강한 것은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투자를 기피하는 한국 대기업들의 행태도 결국은 관료집단의 개입때문이라는 것. IMF는 "한국 대기업은 투자 여력이 있지만, 투자보다는 빚을 갚으려 하고 있으며 설령 투자를 한다고 해도 국내보다는 중국에 투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대기업의 투자기피는 한국의 정규직 노동자들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고용보장을 받고 있을 정도로 노동시장이 경직적이기 때문"이라며 "경직된 노동시장은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추진한 한국 정부의 ‘종신고용 보장’ 정책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IMF는 이달 말 ‘2005 한국경제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인데, 관료집단의 ‘유비쿼터스 핸드’ 행태와 문제점을 분석한 특별보고서도 동시에 내놓을 계획이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 유비쿼터스 핸드

‘유비쿼터스 핸드’는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망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한다’는 우리 정부의 ‘유비쿼터스 코리아’ 계획과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을 결합시킨 신조어. 이는 IMF가 한국 경제관료를 ‘언제, 어디서나 시장에 개입하는 정부만능사고의 집단’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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