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가 애국가 저작권을 안익태 선생의 유족으로부터 일괄 구입해 달라고 행정자치부에 요청한 것을 둘러싸고 네티즌들의 반발이 거세다. 사실상의 ‘공공재’로 인식돼 온 애국가 저작권을 돈을 주고 사는 것에 대한 정서적인 거부감의 표출이다. 일부에서는 "차라리 이번 기회에 돈 안내는 국가를 다시 만들자"는 등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상 애국가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지난달 시행된 개정 저작권법에 반대하는 의미로 애국가 저작권료 지급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이는 개정 저작권법 시행 이전부터 불법이었다. 엄연히 개인이 창작한 곡을 사용하는 것이니 만큼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게 당연한 것이다. 문화부도 네티즌들의 반발에 대해 "저작권자 허락 없이 애국가를 MP3 파일로 만들어 온라인상에 올려놓거나 인터넷에서 퍼 나르는 행위는 모두 불법"이라고 밝혔다.
안 선생의 유족은 이미 1992년부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신탁을 통해 저작권을 행사해오고 있다. 실제 국내 각종 스포츠 경기장이나 방송 등에서 영리목적으로 사용되는 애국가에 대해 연간 500만~800만원의 저작권료가 유족에게 지급되고 있다.
문제는 네티즌들이 애국가를 상업적 목적이 아닌 곳에 사용했을 경우 이러한 행위를 모두 불법으로 인정하기가 국민정서적으로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문화부가 정부 차원에서 아예 애국가 저작권을 일괄 구입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예상 저작권료도 1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애국가의 저작권은 안 선생의 사후 50년이 되는 2015년까지 보장된다. 그 후에는 국민의 소유로 돌아오게 된다. 불과 10년 후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일을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행자부가 애국가 저작권 일괄 구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게 옳은 문제 해결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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