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는 패션계가 민속여행 준비에 한창이다. 인도와 모로코, 아프리카, 미국 서부 등 여행지의 이국적 풍광이 고스란히 옷에 담긴다. 새로운 한 해의 설렘과 희망을 담기에 충분할 만큼 색상은 화사하고 스타일은 경쾌하다. 여인은 낯선 여행지의 흥분 속에 소녀로 다시 태어난다. 숨가쁜 일상에 여행만큼 큰 위안은 없다는 것을 웅변하는 것일까. 패션은 여전히 현실도피적이다.
여성복업체 (주)신원의 베스띠벨리 디자인실 박성희 실장은 "올해 패션의 키워드는 크게 ‘민속풍’과 ‘여인에서 소녀로’ 두가지다. 옷 맵시는 한결 발랄하면서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독특한 무늬나 단품, 액세서리가 크게 유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꽃, 풀, 동물, 과일, 정글과 해변 등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생동감 넘치는 색상과 대담한 무늬가 옷과 신발, 팔찌, 핸드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응용된다. 허리선을 노출시키는 짧은 재킷이나 7~9부 바지에서 엿보듯 전반적으로 기장이 짧아지면서 전체 실루엣은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패션트렌드정보사 퍼스트뷰코리아 서희령 연구원은 "여유로운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실루엣은 단순하면서 볼륨감이 생긴다. 대신 액세서리는 한껏 과감해지면서 다양한 레이어드(겹치기)가 시도될 것"이라고 정리했다.
(주)신원과 퍼스트뷰코리아의 도움말을 통해 올 봄 유행할 7대 아이템을 소개한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1. 볼레로 혹은 짧은 재킷
지난해 '멋 좀 아는 여성들의 교복'이 샤넬 스타일의 트위드 재킷이었다면 올 봄엔 볼레로, 또는 엉덩이 윗부분에서 끊기는 짧은 단품 재킷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소재감 대신 다양한 기장과 실루엣이 강조되며 여성스러운 느낌보다는 가볍게 걸친 듯 연출한다.
2. 크롭트(cropped) 팬츠
발목부위를 가위로 싹둑 잘라놓은 듯한 느낌의 바지. 종아리 중간길이의 7부부터 발목선의 9부바지까지 다양한 길이가 인기를 얻을 전망이다. 품이 넉넉하면서 곧게 뻗은 직선의 크롭트 팬츠는 스트랩샌들과 어울려 신으면 경쾌하다.
3. 풍성한 주름치마
허리선에 주름을 잡아 부풀린 A라인 치마는 여성스러움과 소녀다운 느낌 양면을 모두 갖춘 아이템으로 올 봄 인기몰이에 나섰다. 무릎길이에 속에 페티코트를 받쳤거나 치마단에 비즈나 장식용 천을 덧대 짚시풍으로 연출한 것 등이 눈여겨보아야 할 품목.
4. 에스닉 블라우스
민속풍의 인기를 보여주는 대표적 단품이다. 느슨한 실루엣에 부풀린 퍼프(puff)소매를 달아 전체적으로 볼륨이 강조되면서 동식물이나 과일, 독특한 전통문양 등을 담아 언뜻 보기에도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한 것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5. 엠파리어라인 원피스
원피스는 봄에서 여름으로 갈수록 각광 받는 아이템. 올해는 허리선이 가슴밑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면이나 타프타 같은 볼륨감있는 소재에 V넥크라인을 깊게 넣거나 어깨끈을 단 엠파이어라인 원피스는 여성스러우면서 동시에 귀여운 느낌이 장점이다.
6. 민속풍 벨트와 액세서리
지난 해의 인기품목이었던 앤틱 진주나 알록달록한 원석의 벨트는 잠시 장롱에 넣어두어야 할 듯. 올해에는 이국적이며 수공예적인 모티프의 벨트와 팔찌, 목걸이 등 다양한 액세서리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민속문양의 원단을 사용한 벨트, 인도와 아프리카풍 금속과 가죽 소재 액세서리들은 가능한 한 여러 개를 겹겹이 착용하는 것이 세련된 연출법이다.
7. 스트랩 슈즈
발목이나 발등을 끈으로 묶는 스트랩 구두나 스니커즈가 핫아이템으로 군림한다. 해외에서도 거의 모든 디자이너가 선보일만큼 사랑받고있으며 헐렁한 크롭트 팬츠나 엠파이어라인 원피스 어디에도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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