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선수가 단 6명에 불과해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 스키점프가 세계정상에 우뚝 서며 다시 한번 기적을 일궈냈다.
한국 스키점프의 에이스 최용직(22·한체대·사진)은 13일(한국시각) 독일 브로테로데에서 벌어진 컨티넨탈컵 스키점프 K-120 경기에서 1, 2차 합계 267.9점을 얻어 유럽의 강호들을 모두 제치고 이번 시즌 국제 대회 첫 우승의 감격을 안았다.
이로써 한국 스키점프는 2003년 1월 이탈리아 타르비시오에서 열린 동계U대회 스키점프 K-90 개인전과 단체전의 금메달과 이어 열린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 단체전 우승 이후 2년 만에 국제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최고 권위의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시리즈 바로 아래 수준인 컨티넨탈급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국가대표 맏형인 최흥철(25·한체대 대학원)의 2002년 2차례 우승 이후 세번째다.
1차에서 바람의 도움을 받지 못해 109.5m를 나는데 그친 최용직은 2차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힘차게 비상, 출전자 가운데 최장인 123.5m를 훌쩍 날아올라 1, 2차 각각 각각 111.5m, 119.5m로 종합점수 260.8점을 기록한 칼레 케이투리(핀란드)를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오스트리아의 바스티안 칼텐뵉은 종합점수 260.3점으로 3위에 랭크됐다.
한국 스키점프는 최용직의 우승으로 타르비시오에 이어 2연패를 노렸던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노메달에 그친 아쉬움을 털어내게 됐다. 2년전 타르비시오 동계U대회 스키점프 K-90 단체전에 강칠구, 김현기, 최흥철과 함께 출전해 1. 2차 시기 합계 693.0점으로 슬로베니아(686.0점)의 추격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건 최용직은 휴학자 출전 금지 규정에 걸려 1월에 열렸던 인스브루크 동계U대회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또 최용직은 월드컵 바로 아래 수준인 컨티넨탈컵 대회에서 우리 선수 사상 최초로 우승을 거머쥠으로써 국내 성인 선수가 6명에 불과한 한국 스키점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2년전 스키점프 등록선수가 고작 7명에 불과한 상태에서 제21회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K-90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우승, 사상 처음으로 국제규모 종합대회 금메달을 휩쓰는 위업을 달성했던 한국은 현재 국가대표 4명과 후보 2명, 어린 꿈나무 선수 5명 등 K-90과 K-120을 소화할 수 있는 스키점프 선수가 15명에 불과하다.
한편 함께 출전한 김현기(22·한체대)와 강칠구(21·한체대)도 출전선수 70여명 가운데 상위권인 8위, 16위에 오르는 등 선전을 펼쳤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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