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차 시장이 ‘신춘대전’(新春大戰)을 예고하고 있다. GM대우차의 경차 ‘마티즈’를 비롯해 기아차의 리오 후속 모델인 ‘프라이드’와 현대차의 베르나 후속 모델 ‘MC’ 등 배기량 1,600㏄ 이하 승용차가 올 봄에 잇따라 출시되기 때문이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BMW코리아가 세계적인 소형차 브랜드 ‘미니’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국산차 가운데 가장 먼저 출시되는 소형차는 GM대우차의 신차 마티즈(프로젝트명 M200). 아직 구체적인 출시일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지난달 10일부터 창원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 만큼 이르면 이달말 또는 내달초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마티즈는 배기량 800㏄로 국내 유일의 경차다. GM대우차는 "마티즈는 스마일 모양의 귀여운 앞모습을 유지하면서도 역동적인 스타일을 가미한 신차"라며 "현재 ℓ당 17~18.1㎞인 연비를 더욱 개선했으며, 유로 NCAP기준을 충족하는 안전성도 겸비했다"고 밝혔다.
3월에는 기아차의 리오 후속 모델 ‘프라이드’(프로젝트명 JB)가 출시된다. 주목되는 것은 신형 프라이드가 1,400㏄와 1,600㏄ 두 모델로 나온다는 점이다. 리오가 1,300㏄와 1,500㏄로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100㏄씩 배기량이 커진 것인데, 이는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오는 7월부터 소형차 기준이 배기량 800~1,600㏄로 조정되는 데 따른 조치다. 기아차는 또 5월께 1,500cc급 디젤 모델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새롭게 선보일 프라이드는 리오와는 전혀 다른 풀 체인지 모델로, 젊은 층을 겨냥해 스포티한 디자인을 채택했다"며 "인테리어를 고급화하고 차량의 폭과 엔진 출력도 한층 강화해 소형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4월에는 현대차의 베르나 후속 모델 MC(프로젝트명)가 출시된다. MC도 프라이드와 마찬가지로 배8기량 1,400㏄와 1,600㏄로 나오며 배기량 1,500㏄ 디젤 모델도 함께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MC에 각종 고급 사양을 대거 채택하고 연비와 출력을 크게 향상시켜 다른 소형차와 차별화 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차량 출시일은 다소 유동적인 상황이다.
이밖에도 배기량 1,600㏄ 이하 차량으로는 현대차의 아반떼XD와 클릭, 기아차의 쎄라토와 모닝, GM대우차의 칼로스와 라세티, 르노삼성차의 SM3 등이 있다. 이들은 신차는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저력을 내세워 소형차 시장의 수성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을 보면 아반떼XD가 6만8,572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고 마티즈가 4만4,894대, 쎄라토가 2만1,477대, SM3가 2만170대, 라세티가 1만9,797대, 모닝이 1만8,530대, 클릭이 1만1,132대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수입차 가운데서는 BMW그룹의 미니가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25일 신차 발표회를 갖고 본격 판매되는 미니는 ‘쿠퍼’와 ‘쿠퍼S’ 두 모델이 판매된다. 배기량은 똑같이 1,600㏄이며, 가격대는 3,000만원대 중반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올 봄 1,600㏄ 이하 자동차의 잇따른 출시가 전체 소형차 시장 규모의 동반 상승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배기량 800~1,500㏄(7월부터 1,600㏄)의 소형차 판매대수는 2002년 25만4,206대였으나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20~30대 수요층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배기량 2,000㏄ 이하 중형차 비중이 커지면서 2003년에는 21만7,655대로 감소한 뒤 지난해에는 17만6,907대로 추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불경기 탓에 차량 구입시 경제성을 선호하는 실속파들이 늘고 있고 소형차를 구매하는 20~30대 구매층의 경제력이 서서히 안정되고 있다"며 "신차 효과까지 겹칠 경우 올해 1,600㏄ 이하 경차 및 소2형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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