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2월 처녀 발사에서 공중폭발의 참사를 겪었던 유럽의 차세대 초대형 로켓 ‘아리안 5-ECA’가 2년 여의 공백을 딛고 12일 오후 6시3분(한국시각 13일 새벽 6시3분)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루 우주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유럽 13개국이 참여하는 유럽우주국(ESA)의 상업부문 위성발사 업체인 아리안 스페이스가 운영하는 이 로켓은 기존 아리안 5의 벌칸 1엔진을 개량한 것으로, 2~3개의 상업위성을 최대 10톤까지 동시에 실어 지구 궤도에 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번에도 발사 후 30여 분만에 미국과 스페인이 공동 개발한 군사통신 위성 ‘XTAR-EUR’와 유럽우주국의 소형위성 등 2기의 위성을 포함한 7.3톤의 탑재체를 성공적으로 목표 궤도에 진입시켰다.
미국과 유럽은 그동안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상업통신 위성부문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특히 상업위성의 경우 여러 위성을 동시에 탑재해 위성의 발사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초대형 로켓 개발에 사운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험발사에 성공한 미국 보잉사의 ‘델타 4로켓’은 아리안 로켓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고 있다. 지금까지는 군사분야에서만 운영되고 있으나 13톤까지 복수의 위성을 궤도에 올릴 수 있다.
록히드 마틴사도 2002년 탑재능력 4.9~20.5톤의 아틀라스 5 로켓을 시험 발사한 바 있다. 최근 들어서는 위성운반체인 로켓의 발사과정에서 실패에 따른 비용 등 엄청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 유럽 일본 업체 간 제휴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무게 780톤에 길이 50c의 초대형 로켓인 아리안 5-ECA는 서유럽의 유일한 발사체로, 2003년 퇴역한 아리안 4 시리즈의 후속 모델이다.
유럽우주국은 이번 로켓 발사에 이어 11월 미국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에 대응, 첫번째 갈릴레오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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