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각) 89세를 일기로 타계한 ‘세일즈맨의 죽음’의 작가 아서 밀러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극작가이기도 한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은 "1960년대 이후로 친구로 지내온 그가 사망했다는 소식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그의 죽음은 세계 문화계의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죽음의 시’의 작가 살만 루시디도 "고인은 물질적으로 타락한 오늘날 참으로 고결한 정신의 깊이를 보여준 사람"이라고 애도했다. 니콜라스 하이트너 영국 국립극장 총감독도 "밀러는 미국 연극계의 마지막 위대한 거인"이라고 존경을 표시했고, AP통신은 "그는 미국사회의 해체를 보며 가족과 도덕의 회복을 강조하는 작품으로 심금을 울렸다"고 애도했다.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가는 아서 밀러를 추모하는 뜻에서 금요일(11일) 오후 8시에 일제히 불을 껐다.
1915년 뉴욕 유태인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49년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Death of a Salesman)’으로 퓰리처상을 받아 일약 세계적인 작가로 떠올랐다. 53년에는 ‘시련(The Crucible)’으로 당시 매카시즘을 통렬하게 풍자했다. 이밖에 ‘모두가 나의 아들’(All My Sons·1947)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A View from the Bridge·1955·퓰리처상 수상) 등 숱한 희곡과 소설, 평론을 썼다. 미국인의 비극적 생활을 주로 다룬 작품경향에 대해 밀러는 생전에 "우리들 삶의 뿌리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56년 여배우 마릴린 먼로와의 결혼, 61년 이혼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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