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육영수 여사 피살 당시 총소리를 분석한 결과, 육 여사가 문세광이 아닌 경호원이 쏜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숭실대 소리공학연구팀 배명진 교수는 11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하기 위해 1974년 8월15일 8·15 경축식장에서 모두 7회의 총성이 들렸고, 이중 4회(1·2·3·5번째 총성)는 문세광이, 나머지 3회(4·6·7번째 총성)는 경호원들이 쏜 총성이었다"며 "4번째 총소리가 났을 때 육 여사가 쓰러졌다"고 주장했다.
배 교수는 "육 여사가 문세광이 발사한 5번째 총탄에 피격됐다고 당시 정부가 발표했으나 5번째 총성이 들리는 순간 육 여사는 이미 상당히 많이 쓰러져 있었다"며 "육 여사는 문세광의 후방 좌측 5~10m 거리에 배치된 경호원이 쏜 총탄(4번째 총성)에 맞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세광이 쏜 3번째나 5번째 총탄은 객석과 연단과의 거리, 소리의 속도 등을 종합해 계산해본 결과, 육 여사를 맞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12일 오후 10시55분 방영) 취재팀의 요청에 따라 배 교수팀은 지난달 28일 사건 당시의 녹화 비디오와 녹음 테이프를 분석했다. 배 교수는 "총성과 음속, 경축식장의 구조와 사람들의 배치 등을 감안해 100분의 1초 상황까지 추론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구본민 부장검사)는 이날 이 사건과 관련, SBS와 MBC가 제기한 정보공개 청구를 받아들여 진술조서 등 일부 자료를 제외하고 ▦저격범 검거 보고 ▦총탄 감정 결과 ▦저격현장 녹음분석 결과 보고 등을 공개키로 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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