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남아시아를 강타한 강진과 지진해일(쓰나미)이 지구 환경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고 과학자들이 10일 밝혔다.
지진학자인 첸 지 캘리포니아공대(칼텍) 교수는 "남아시아 쓰나미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을 비롯한 인도양 인근 지역이 수평으로 9.9m, 수직으로 3.9~4.8m 정도 움직였다"고 밝혔다.
인공위성을 통해 지진 발생 전후의 지형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한 그는 "그러나 길이 1,696km에 폭이 400km인 수마트라섬이 34.5m나 움직였다는 일부 주장은 매우 부정확한 것"이라며 "실제로는 1~2m 정도의 이동이 있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쓰나미는 또 태국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소말리아에 이르는 인도양 해안선의 모양도 바꾸었으며, 산호초와 광대한 열대 홍수림을 파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유엔환경계획(UNDP)은 이로 인한 환경 피해가 인도네시아에서만 6억7,500만 달러(7,08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UNDP 존 퍼네타 연구원은 "태국의 산호초 피해가 매우 커 일부 지역에서는 80% 가까이 파괴된 곳도 있다"며 "해안선 근처에 있던 쌀 재배지역도 바닷물 때문에 못쓰는 땅으로 변했다"고 밝혔다.
리처드 그로스 등 미 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은 강진으로 지구의 자전주기가 짧아졌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미국지구물리학협회(AGU) 학술지인 이오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리히터 규모 9.0의 강진으로 지구 북극의 자전축이 2.54cm 정도 움직였으며 지구가 원래 모양보다 약간 덜 평평해 졌거나 극점지역이 더 평평해 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때문에 자전 주기가 2.68마이크로초(1마이크로초는 100만분의 1초) 짧아졌다"며 "이는 스케이트 선수가 속도를 높이기 위해 팔을 몸쪽으로 바짝 붙이고 흔드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러나 자전주기의 변화가 너무나 미세하기 때문에 실제 측정은 하지 못했다" 덧붙였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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