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 시대’ 기대감으로 증시가 잔뜩 들떠 있다. 설 연휴 막바지에 불거진 북한 핵 문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11일에도 940선대의 탄탄한 흐름을 유지하자 시장에선 "16년간 계속돼 온 500~1000의 장기 박스권이 깨질 날이 머지않았다"는 의견이 더욱 힘을 얻었다. 활황 때 으레 그렇듯이 자고 일어나면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들도 하나 둘 더해진다. 재료(경기회복 기대감, 벤처·코스닥 활성화 정책) 수급(풍부한 시중 유동성, 연기금, 적립식 펀드 붐) 주도주(반도체, 금융, IT)의 3박자가 뒷E받침되는 데다 G7 재무장관 회담 이후의 달러화 강세반전 등 대외환경도 어느 때보다 호전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올 들어 코스닥지수는 25% 이상 올라 세계 최고를 기록했고 종합주가지수도 세계 10위권인 5% 가까이 상승했다. 거래소와 코스닥의 시가총액 역시 이전 최대치였던 1999년 말보다 30조원 이상 늘어 480조원을 넘어섰다. 은행예금 등 안전자산의 낮은 수익성에 실망한 사람들이나 연말연시에 두둑한 특별상여금을 받은 대기업 임직원들이 증시로 몰려오는 현상도 뚜렷이 감지된다.
주가가 경기의 선행지표라는 측면에서 최근 증시의 흐름은 무척 고무적이다. 늦어돗도 올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그 자체가 경제의 활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스닥의 30개 우량종목으로 구성된 스타지수의 상승률은 7% 남짓인 것을 볼 때 전반적 주가흐름은 뭔가 개운찮다. 실제로 연초 코스닥 테마주에 투자했다가 최근 조정국면에서 원금의 반 가까이 까먹은 사람도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당국이 테마주를 가장한 시세조정 여부를 집중 점검키로 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주가란 가치가 아닌 가격이어서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것이다. 변동성이 큰 상품에 대한 투자는 투기와 다를 바 없음을 개인 투자자들은 특히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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