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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리 가보셨나요/ 수원‘웨딩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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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리 가보셨나요/ 수원‘웨딩 거리’

입력
2005.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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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결혼 시즌, 비시즌의 구분이 없어요."

6일 오후 경기 수원시 권선구 경기도청 앞 사거리의 웨딩숍 ‘결혼 만들기’.

설 연휴가 목전인데도 신세대 예비 부부들의 기념사진 촬영이 한창이다. 순서를 기다리며 화장을 하고 있는 커플들도 연신 눈동냥 귀동냥을 하며 어떻게 포즈를 잡을까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다. 이날 모두 6쌍이 이 스튜디오에서 사진촬영을 마쳤다. 이중 2쌍은 요 너머에 있는 봄을 기다리지 않고 이달 결혼식을 올릴 커플들이다.

경기도청 사거리에서 수원시청 방판? 1㎞ 구간에 형성된 수원 ‘웨딩 거리’가 뜨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 영업중인 토탈 웨딩숍(사진촬영, 드레스, 예식장, 예물 등 여러 분야를 동시에 담당하는 곳)은 모두 11곳이고 이중 절반이 전체 매장면적 1,000여평을 넘는 대형 업소다. 토탈 웨딩숍 말고도 여행, 가구, 폐백, 드레스, 한복집 등을 합하면 이 거리의 결혼 관련 업소는 30여곳에 이른다.

이 곳이 웨딩 거리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 외환위기 이후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싼 이곳에 결혼 관련 업소들이 하나 둘 모여 들었고 그것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단기간에 지금의 규모까지 성장했다.

부유층이나 유명 인사들이 찾는 서울의 청담동이나 압구정동, 전통있는 아현동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대형매장의 장점을 살려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92년 제일 먼저 문을 열었다는 ‘결혼 만들기’의 경우 4개 건물, 18개 층을 쓰고 있을 만큼 대형이다. 사진사 8명을 포함, 직원만 40명으로 한해 1,000여 쌍을 맺어준다고 자랑한다.

그러다 보니 앨범 값이 60만원(20페이지), 드레스 대여가 50만원 안팎, 턱시도 대여가 5만원, 신부화장이 15만원 등으로 일반 웨딩업소들에 비해 가격 파괴가 이뤄지고 있다. 최정익(30) 부실장은 "가격 파괴의 정도가 크다 보니 주위로부터 질시의 눈초리도 심하다"면서 "그러나 요즘 신세대 커플들은 인터넷이나 결혼카페에서 정보를 취합, 이미 모든 것을 결정하고 찾아와 분야별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디지털 시대에 오히려 아날로그 사진으로 승부를 건다는 인근 ‘리더스 허니문’의 정은주(35·여) 실장도 "요즘 예비 신부들은 야외보다는 인물 중심의 촬영이 가능한 스튜디오 촬영을 선호한다"면서 "인터넷 시대에 어느 하나라도 소홀했다간 순식간에 소문이 나기 때문에 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철칙으로 한다"고 귀띔했다.

수원 웨딩 거리가 자리잡고 소문을 타면서 이제 이곳을 찾는 고객은 경기, 서울을 넘어서 충북 천안, 충남 서산, 당진 사람들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27일 결혼한다는 예비 신부 김문희(29·수원시 영통동)씨는 "다양한 세트장 등 시설과 저렴한 가격, 친절한 서비스가 모두 마음에 든다"면서 "알뜰함 속에서 최고의 품질을 찾는 신세대의 트렌드에 적합해 친구들이나 친지들에게 이곳을 적극 추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곳의 업주들은 최근 수원시에 ‘웨딩 거리’로 공식지정해 달라는 건의문을 내는 등 도약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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