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마지막 날인 10일 오전 10시10분께 서울발 부산행 KTX 제9호 열차가 경기 광명역 진입 직전 광명터널 속에서 고장으로 멈춰 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나자 철도공사 측은 뒤따라 오던 KTX에 열차를 연결시켜 터널 밖으로 끌어냈으나 승객 600여명은 어두운 터널 안에서 1시간여 동안 갇혀 있었다. 이 사고로 뒤이어 오던 KTX 열차 9편이 30분~1시간35분 지연 운행돼 3,600여명의 승객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사고는 터널 내 신호장애로 ‘사(死)구간’에서 KTX열차가 정차하는2 바람에 스스로 재출발하지 못해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사고 발생 직후 지연사실을 안내방송을 통해 승객들에게 알려 큰 소동은 없었다" 며 "사고 열차 승객들은 비상대기 중이던 KTX 임시열차로 옮겨타고 오전 11시48분께 광명역을 다시 출발했다"고 밝혔다.
한편 광명역에서는 임시열차를 놓친 일부 승객들이 환불과 보상을 요구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철도공사 측은 지연운행 열차 승객들에게 할인권을 지급하고 사고열차를 고양 차량기지로 옮겨 고장원인을 정밀 조사하고 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死구간’ 이란/ 비상운행 등 대비 전력 공급 끊어두는 구간
KTX열차가 광명터널에서 멈춘 사고의 주 원인인 ‘사(死)구간(dead section)’은 통상적으로 전철의 전기공급 방식 전환이나 비상운행에 대비하기 위해 전력공급을 끊어 두는 일종의 ‘전력 유예 구간’이다. 고속철과 수도권 전철이용 시 속도가 느려지고 실내등이 꺼지는 곳을 지나게 되는 데 이 때가 대체로 사구간을 통과하는 시기. 열차는 달려오던 ‘관성’으로 동력 없이 이 곳을 통과하게 된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직류와 교류로 전기공급 방식이 달라지는 지하철 서울역과 남영역 사이의 구간이 대표적인 사구간으로 이곳을 지나는 열차는 사구간 진입 신호를 받고 충분한 탄력을 비축해 무동력으로 역사까지 운행된다" 며 "사고가 난 KTX열차는 시흥~광명구간 광명터널 직전 신호장애로 정차를 했는 데 공교롭게도 기존선과 고속선이 만나는 사구간에서 멈추는 바람에 열차가 다시 출발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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