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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 핵보유 선언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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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 핵보유 선언의 위험성

입력
2005.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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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마침내 핵무기 보유를 공식 선언했다. 6자회담 참가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핵 보유 선언은 원래 전략적 지형을 뒤흔드는 대사건이다. 북한의 핵 보유는 기정사실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은 대단히 충격적이다. 설 연휴 막바지를 기습한 사태의 의미를 정확히 헤아려, 급변할 정세 변화에 대처해야 할 것이다.

사실 북한이 핵 보유를 선언할 것이란 예상은 일찍부터 있었다. 미국과의 핵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를 전제한 것이었다. 이 부정적 시나리오가 현실화한 것은 불행이고 불길하다. 2003년 베이징 6자회담장 주변에서 핵 보유 사실을 슬쩍 흘렸던 북한은 끝내 벼랑 끝 전술을 선택한 셈이지만, 무엇보다 북한 자신과 한반도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 우려된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이 미국을 향한 강경 발언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의 핵 확산 저지노력을 거스르는 행동을 자제하기를 바란다. 혈맹 중국조차 외면할 핵 추가보유 등이 협상을 위한 발언에 그치지 않을 경우 어떤 국제적 압력과 제재가 닥칠지는 북한 자신이 잘 알 것으로 믿는다. 북한이 6자회담 틀 자체를 깨지 않은 사실에 위안과 기대를 갖는 이유다.

그러나 사태를 여기까지 끌고 온 미국의 책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부시 행정부가 북한이 줄기차게 요구하는 체제보장 약속은 뒤로 한 채, 핵 포기만을 앞세운 것은 실책이란 비판이 미국에서도 줄곧 제기됐다. 부시 정부는 2기에 들어와서도 폭정종식을 내걸고, 근거가 모호한 북한의 우라늄 물질 수출설을 흘려 북한을 압박했다.

이렇게 볼 때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낮추려 할 게 아니라, 오히려 협상을 통한 북핵 해결 원칙을 거듭 확인하되 북한에도 분명한 신호를 보내도록 비상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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