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대선 승리의 일등 공신인 칼 로브(사진) 백악관 수석 정치 고문이 백악관 비서실 차장으로 승진했다. 이로써 부시 정부 1기 때 배후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온 로브 고문은 공식적인 계선상에서 백악관을 쥐락펴락하게 됐다. 동시에 정치 및 정책 전략가로서의 그의 행동 반경은 국내 및 대외 정책, 안보와 경제 정책 전반을 아우르는 조율사로서 더욱 넓어졌다.
미국 언론들은 현대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막강한 권한을 쥔 대통령의 측근인 그가 더욱 커다란 권력을 쥐게 됐다고 평가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도 "로브는 부시 대통령이 가장 신임하는 측근 중의 한 명으로 오랫동안 전략과 정책 개발에서 절대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이제 그 역할을 확장할 때가 됐다"고 그의 권한 확대를 인정했다.
그의 비서실 차장 승진은 부시 대통령의 2기 국정 과제와 연계돼 있다. 더 이상 선거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 부시 대통령이 자신이 가장 신임하는 로브 고문을 정책 조율과 집행의 전면에 내세워 사회보장과 세제 개혁은 물론 ‘도덕적 가치’ 수호를 위한 전쟁을 치르겠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 셈이다. 로브 고문은 지난 7일 폭스 뉴스와 NBC 방송에 출연, 부시 정부가 동성 결혼 및 낙태 금지 등을 강력하게 밀어붙일 것임을 시사했었다.
민주당은 그의 영전 소식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테런스 매컬리프 민주당 전국위원장은 "로브는 진실을 왜곡하고 목적을 위해 더러운 술수를 아끼지 않는 책략가"라며 "경제 전문가도 안보 전문가도 아닌 로브에게 이런 식으로 권력을 주는 것은 부시 대통령이 정직하게 정책을 의논하는 것보다는 정치적인 자리배치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로브 고문의 승진은 부시 대통령의 2기의 백악관 인사가 완료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시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해온 마이클 거슨은 정책 및 전략 기획 담당 고문으로서 부시의 취임사에서 천명한 ‘자유의 확산’등과 관련한 전략 개발에 주력한다. 대신 그의 역할은 월스트리트저널 사설 담당이던 윌리엄 맥건이 맡게 된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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