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에도 나는 고향엘 간다. 갈 때마다 이젠 좀 더 자주 다녀야지 하면서도 그것이 쉽지가 않아 추석 이후, 딱 한번 더 고향에 갔다 왔다. 그리고 이렇게 명절이 되어야 부모님 얼굴을 뵙는다.
아이는 이미 여러 날 전에 먼저 내려가 있다. 할아버지도 큰아버지도 일찍 내려오라고 했고, 또 아빠가 바쁘니 자기라도 일찍 내려가 어른들께 효도를 해야 한다고 핑계를 대지만, 거기 가면 아무 통제 받지 않고 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귀향길은 아내와 둘이 내려간다. 이미 여러 날 전부터D 귀향준비를 해 놓았다. 고향에도 있겠지만 특별히 내가 준비하여 차례상에 올리고 싶은 어물과 과일도 좋은 것으로 사 놓았고, 아버지 어머니께 드릴 선물, 또 형제들과 형수 계수씨에게 드릴 선물, 동네어른들에게 드릴 선물도 준비했다. 시골 집성촌에서 자란 몸이다 보니 챙겨야 할 사람도 많고 물건도 많다. 거기에 할아버지 형제의 큰집 작은 집 모이면 세뱃돈을 줘야 할 조카들만도 열 다섯이 넘는다. 빳빳한 새 돈도 바꾸어 놓았다.
어릴 때도 명절을 참 기다렸는데, 나는 아직 철이 덜 든 모양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늘 명절을 기다린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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