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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모래판에 ‘부활’의 햇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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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모래판에 ‘부활’의 햇살이

입력
2005.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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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씨름단 해체와 ‘신세대 골리앗’ 최홍만의 이종격투기 진출 충격으로 붕괴위기에 몰렸던 민속씨름이 설날을 맞아 기지재를 켠다.

민속씨름 올 첫 대회인 2005년 설날장사대회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9일부터 11일까지 열린다. 금강, 한라, 백두급으로 나뉘어 3일 동안 치러질 이번 대회에는 신창건설, 현대삼호중공업 등 2개 씨름단과 전 LG씨름단, 14개 지자체 씨름 팀에서 선발된 48명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각 체급별로 16명(프로 씨름단 8명과 지자체 팀 8명)이 토너먼트로 자웅을 가린다. 우승 상금 1,000만원.

이번 대회의 가장 큰 관심사는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전 LG 씨름단 선수들의 선전 여부. 백승일 염원준(이상 백두급) 모제욱 남동우(이상 한라급) 이성원 최성남(이상 금강급) 등 각 체급 당 2명씩 총 6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일주일간 진주 진양호 365계단을 오르내리며 비지땀을 흘린 선수들은 7일 서울로 올라온다.

이기수 전 LG씨름단 코치는 "현재 선수들이 오전엔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들고, 오후엔 실전연습을 통해 경기감각을 익히고 있다"며 "어려운 때인 만큼 선수들의 의욕이 넘쳐 뭔가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특히 각 체급의 강력한 우승 후보인 백승일과 모제욱은 헝그리 정신에서 나오는 강한 투혼을 불사르겠다는 기세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일반인 선수들의 돌풍. 이번 대회는 기존 3판 다선승제가 자칫 지루한 승부로 이어져 씨름의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16강전과 8강전을 단판 승부로 바꿨다. 단판 승부는 프로 선수에 비해 체력과 기술, 경기 운영 등 많은 부문에서 뒤지는 실업 선수들에게 이변의 기회를 줄 수 있다. 특히 일반과 프로의 격차가 크지 않은 금강급에서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지난해 천하장사 김영현의 아성에 신봉민 이태현 황규연이 도전장을 던지는 백두장사 결정전에서 누가 꽃가마를 탈지도 관심사다.

한편 씨름연맹은 9일과 10일은 식전행사로 KBS전국노래자랑을 개최하고 TV, 냉장고, 세탁기 등 다양한 경품을 추첨해 줄 예정이다. 또 11일에는 ‘박광덕과 함께 하는 람바다 씨름 한판’을 열어 관중들과 박광덕이 모래판에서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김일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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