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을 놓고 한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일본의 슬림형 디스플레이 업체들 사이에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통합 움직임이 시작됐다.
6일 일본 신문들에 따르면 후지쓰(富士通)가 액정패널(LCD)을 생산하는 자회사의 주식 대부분을 샤프에 매각키로 했다. 후지쓰는 이미 지난 4월 히타치(日立)에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사업 부문을 매각키로 결정했기 때문에 사실상 디스플레이에서 철수하는 것이다.
또 마쓰시타(松下)와 히타치는 공동 출자로 특허관리회사를 설립하고 부품 공동개발과 원재료 공동조달을 추진하는 등 PDP 부문의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는 LCD에서는 국내 생산 1위인 샤프, PDP는 1, 2위인 마쓰시타와 히타치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재편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와 캐논은 공동개발한 신 개념 SED(표면전도형 전자방출소자 디스플레이)를 올해안에 시장에 내놓으면서 이에 주력할 방침이다.
일본 업체들의 이 같은 재편과 통합은 기술 개발에는 먼저 성공했지만 한국 삼성, LG의 집중 투자와 상품 개발로 세계 시장 점유율을 점점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디지털 카메라, DVD플레이어를 내세운 일본 10대 IT제조업체의 지난해 4·4분기 영업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저조한 것도 원인이다.
장기 불황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이들 업체는 국내 시장에서의 지나친 가격인하 등 소모적 경쟁으로 ‘디지털 거품’을 일으켰다는 지적까지 받아왔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거액의 설비투자가 필요하고 가격경쟁이 치열한 디스플레이 사업은 특허확보를 열쇠로 업계 재편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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