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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336> 싱클레어 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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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336> 싱클레어 루이스

입력
2005.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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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5년 2월7일 미국 소설가 해리 싱클레어 루이스가 미네소타주 소크센터에서 태어났다. 1951년 로마에서 졸(卒). 루이스는 셔우드 앤더슨과 더불어 미국의 ‘새로운 리얼리즘’을 확립한 작가다.

그는 예일대학 재학 중에 소설가 업튼 싱클레어가 주도한 실험적 사회주의 공동체 헬리컨 홈 콜러니에 참가했는데, 젊은 날의 이 경험은 그 뒤 루이스의 삶과 문학에 짙은 흔적을 남겼다.

루이스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소설은 인습에 맞서 싸우다 자포자기하는 의사 부인과 부동산 소개업자의 얘기를 다룬 ‘메인 스트리트’(1920)와 ‘배빗’(1922)이다. 이 소설들의 성공 이후 main street라는 표현은 ‘중심가’라는 뜻 외에 ‘인습이나 규격에 묶인 지방 도시’나 ‘인습적 편견’이라는 뜻을 얻게 되었고, ‘속물 실업가 기질’을 뜻하는 Babbittry라는 말도 영어 사전에 새로 올랐다.

상업주의와 맞서며 연구에 헌신하는 세균학자 얘기를 그린 ‘애로스미스’(1925)는 퓰리처상 수상작으로 선정됐지만, 루이스는 이 상을 거부했다. 문학상이라는 제도가 그가 소설 속에서 겨냥한 상업주의의 한 형식인 만큼, 루이스의 이 제스처는 이해할 만하다. 그렇다고 그에게 상 욕심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섯 해 뒤인 1930년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을 때, 루이스는 기꺼이 이 상을 받았다. 성직자의 위선을 풍자한 ‘엘머 갠트리’(1927), 파시즘의 위험을 경고한 ‘그건 여기선 일어날 수 없어’(1935), 인종주의를 비판한 ‘킹스블러드 로열’(1947) 같은 작품들을 통해 루이스는 줄곧 미국의 비판적 리얼리즘을 이끌었다. 오늘날 미국문학사는 싱클레어 루이스라는 이름에 그리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지 않지만, 그는 적어도 미국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라는 영예에 걸맞은 문학적 양식을 지닌 사람이었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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