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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판‘그때 그사람들’개봉앞 논란/ 미테랑 말년 사생활 적나라하게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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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판‘그때 그사람들’개봉앞 논란/ 미테랑 말년 사생활 적나라하게 묘사

입력
2005.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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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스런 사생활로 ‘스핑크스’라고 불렸던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의 말년을 그린 영화 ‘샹 드 마르스의 산책자(Le Promeneur du Champ-de-Mars)가 16일 개봉을 앞두고 프랑스 내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가히 프랑스판 ‘그때 그 사람들’이라고 할 만하다.

1981년부터 14년간 집권한 미테랑은 ‘탁월한 비전을 가진 지도자’라는 찬사와 ‘더러운 비밀에 싸인 욕심쟁이 과대망상가’란 혐오를 동시에 받은 인물. 미테랑이 96년 숨지기 전 2년 간의 삶을 묘사한 이 작품은 현대 프랑스 정치인을 다룬 첫 영화로 정치인의 사생활 공론화를 극도로 꺼리는 프랑스 사회의 금기까지 정면으로 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덕분에 국제적 관심까지 고조돼 독일 베를린국제영화제(10~21일) 경쟁부문에도 초청됐다.

미테랑 사망 직후 출판 돼 ‘부끄러움을 모르는 외설’이란 비난까지 받은 조르주 마르 베나무의 책 ‘최후의 미테랑’을 바탕으로 제작됐는데, 논쟁에 휘말릴까 우려해 촬영도 비밀리에 이뤄졌다. 미테랑이 불법 사냥으로 잡은 새를 게걸스레 먹는 내용 등 일부 장면은 유족들의 요구로 삭제되기도 했다.

특히 미테랑 정권에 대한 과거사 재판이 한창인 상황이어서 파장이 더 증폭될 전망이다. 미테랑 정권은 80년대초 정적 감시, 대통령 사생활 폭로 방지 등을 위해 정치인 언론인 등 150명을 도청했다. 르몽드지가 93년 이를 폭로했지만 흐지부지 됐다가, 현 정부가 기밀문서를 해제하면서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기소되는 등 프랑스판 ‘워터게이트’사건으로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미테랑이 혼외정사로 낳은 딸 마자린 펭조(30)도 이달 중 어릴 적 아버지와의 관계를 다룬 일기 형식의 글을 펴낼 예정이어서 미테랑은 죽은 지 9년 만에 생전보다 더 큰 정치적 위기를 맞게 됐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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