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 물리고 나면 떡 하니 한 상 받을 설 명절 앞두고 건강 타령하지 말라고 한다면 당신의 건강염려지수는 낙제점이다. "건강 하나는 자신 있다"고 큰 소리 치는 사람은 잘해야 본전이다. 병이란 게 언제나 슬글슬금 다가와 반 걸음 뒤쯤 서 있는 법이니까. ‘웰빙’ 바람을 타고 건강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몸에 맞는 운동이나 요가 안내서, 반신욕 등 목욕법을 소개한 책들, 좋은 음식 골라 먹기 요령 등 가지각색이다. 아무래도 생활과 직결되고 또 효과가 좋은 건 밥상 차리기, 밥 먹기 등 먹을 거리와 관련한 건강법이다.
최근 나온 ‘몸에 좋은 건강 밥상’(구성자 경희대 교수 지음·넥서스북스 발행)은 병들지 않은 식품을 어떻게 고를 것인지, 골라서 어떻게 조리할 것인지, 남은 재료는 어떻게 보관할 것인지 등을 조목조목 설명한 책이다. 가늘고 잔뿌리가 있는 콩나물이 안전하다, 반짝거리고 표면이 매끈한 사과는 왁스 처리했을 수 있다고 귀띔하고, 체내 중금속을 해독해주는 식품으로 녹차 돼지고기 미나리 사과 클로렐라, 다시마 미역 파래 등 해조류와 된장 등을 추천한다. 알칼리성과 산성이 조화된 건강한 몸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주는 식사법을 ‘미래식’이라고 부르는 저자는 잡곡, 뿌리채소, 된장과 간장, 제철채소, 매실, 해조류, 김치 등 7가지 식품을 이용한 미래식의 효능과 요리법도 제시했다.
일본에서 요리 연구가로 활동하는 이양지씨가 쓴 ‘참 쉬운 건강밥상’(디자인하우스 발행)은 ‘매크로바이오틱(Macrobiotic)’이라는 건강식 이론에 따라 밥상을 꾸리는 원칙, 건강 식단을 만들기 위한 재료 준비와 장보기 요령, 계절별로 소박한 건강 밥상 차리기 방법 등을 안내했다. 삶은 돼지고기, 전통 두부, 신선한 어패류를 균형 있게 먹는 오키나와(沖繩) 장수법에 저자 자신이 즐겨먹으며 건강을 회복한 요리법 60여 가지를 함께 소개한다. 저자는 ▦밥 된장국 김치를 식단의 50~60%로 늘린다 ▦백미를 현미로 바꾼다 ▦고기는 한 달에 한 번 먹는다 ▦통째로 먹는다 ▦우유, 치즈 대신 두유, 두부를 먹는다 ▦설탕을 끊는다 등을 건강 식생활 공식으로 제시했다.
‘먹지마, 위험해!’(일본자손기금 지음·해바라기 발행)와 ‘차라리 아이를 굶겨라’(다음을 지키는 사람들 지음·시공사 발행)는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식품에 어떤 독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고발하면서 건강한 식재료 사기와 음식 만들기를 권하는 책이다. 햄은 소금 절임액과 첨가물이 가득하므로, 발색제가 첨가되지 않은 무염 표시 제품을 사라, 라면보다 통밀 수제비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먹이라는 등 여러 조언과 요리법이 담겨 있다.
자연주의자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헬렌 니어링의 요리법을 담은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디자인하우스 발행)도 좋을 읽을 거리다. "먹을 거리를 간단히, 더 간단히, 이루 말할 수 없이 간단히 준비하자. 그리고 거기서 아낀 시간과 에너지는 시를 쓰고, 음악을 즐기고, 자연과 대화하고, 친구를 만나는 데 쓰자"는 요리의 철학과 함께 가공하지 않은 채식을 위주로 했던 자신의 식단을 소개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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