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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반도 전문가들이 본‘부시 연설’/"부시, 北 시선 고려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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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반도 전문가들이 본‘부시 연설’/"부시, 北 시선 고려한 듯"

입력
2005.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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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2일 밤 국정 연설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음으로써 6자 회담 개최를 위한 좋은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중동 시리아 이란 문제에 외교적 해결 과제의 우선 순위를 둠으로써 북한 핵 문제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아인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3일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정책을 바꾼 것은 아니지만 톤이 한층 온건해진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보겠다고 말해왔고 연설문은 매우 절제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공은 북한에 넘어갔다"며 북한의 결단이 향후 6자 회담 진전에 중대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연구소 이사장은 "이번 연설로 부시 2기 정부의 대외정책의 우선 순위가 어디에 있는지가 분명해졌다"며 "첫번째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중동이고 시리아와 이란이 미국이 우선 관심을 둘 곳임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플레이크 이사장은 "이는 미국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며 "따라서 북한이 어리석은 행동만 하지 않으면 북한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레이크 이사장은 "부시 정부는 근본적으로 북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폭정의 종식에 대한 부시 정부의 강조는 북한에 더 높은 도덕 기준을 요구함으로써 북한과의 타협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발비나 황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은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한 것은 적대적인 태도를 포기하라는 북한의 요구에 호응한 것이 아니라 북한 당국보다 더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한국 정부에 대한 고려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황 연구원은 "이것은 미국이 북한 핵 문제를 우선 순위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부시 대통령은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유럽 국가들과 협력하고 있는 것처럼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을 특별히 언급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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