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시장에 세계 최소형 하드드라이브디스크(HDD)형 MP3 플레이어를 출시,업계 최강자인 미국 애플컴퓨터에 도전장을 냈다. 이에 따라 아이리버와 삼성전자를 앞세운 한국 업체들과 애플컴퓨터간 경쟁이 한층 달아 오를 전망이다. 특히 양 진영은 상대 업체의 안방 시장을 공략하는 적극적인 전략을 펴고 있어 소비자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일 1인치 컬러 액정화면과 5GB의 대용량 HDD를 내장한 ‘YH-820(왼쪽 사진)’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가로 세로 크기가 각각 8.8㎝%2, 5㎝에 두께는 1.38㎝로 지금까지 출시된 HDD형 MP3 플레이어 제품 중 가장 작다. 이밖에도 CD플레이어나 미니디스크(MD)에서 음악을 복사해 올 수 있는 외부입력단자를 갖추고 있고, 한번 충전으로 8시간 동안 재생이 가능하다. 삼성전자측은 "해외 유력 매체에서 올해의 제품상을 수상하는 등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유통망 확대를 통해 애플의 ‘아이팟’(iPod·오른쪽)과 경쟁해 2005년내로 미국 시장 점유율 10%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현재 연간 1,000만대 규모로 세계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미국 MP3 플레이어 시장은 HDD형 제품이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고 이중 애플컴퓨터 아이팟의 점유율은 무려 80%에 육박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제품 라인업이 별로 다양하지 못해 시장 진입 여건은 좋다"며 "아이리버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애플의 안방인) 미주 시장 공략을 강화함에 따라 한국 업체와 애플컴퓨터간 ‘MP3 마케팅 전쟁’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 시장에서는 이미 이들 업체의 마케팅 경쟁이 불붙은 상태다. 지난달 29일 아이리버가 자사 메모리형 MP3 플레이어 가격을 25% 가량 낮추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하자, 애플컴퓨터도 이에 맞서 한국 시장에서만 10~13%의 가격 인하를 단행하는 ‘맞불’을 놓았다. 뒤이어 LG전자가 자사 MP3 플레이어 판촉 행사에 나서는가 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형 MP3 플레이어 모델을 10종으로 강화하고 고사양 HDD형 제품도 내놓으며 경쟁업체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MP3 플레이어 시장 규모는 180만~200만대로 추정되며, 이는 세계 시장의 10분의 1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컴퓨터의 성공에 자극받은 삼성과 LG등 대기업의 MP3 시장 진출이 경쟁 심화를 부추기고 있다"며 "아이리버와 애플 등 기존 업체의 대응이 어떻게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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