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3일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2년 임기의 대표에 한화갑 의원을 선출했다.
한 대표는 이날 대표경선에서 83.1%의 득표율로 16.9%에 그친 김상현 전 의원을 압도적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한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합당을 운운하기 전에 분당에 대한 책임부터 져야 할 것"이라며 "노 대통령이 연정을 주장하려면 먼저 열린우리당에서 탈당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우리당과의 합당반대 결의문을 채택, "노무현 대통령과 위성정당인 우리당은 국정운영의 실패에 따른 민심악화에다 국회 과반의석 붕괴가 두려운 나머지 엉뚱하게 합당을 들고 나왔다"며 "저들은 겉으로는 합당을 말하지만, 사실은 민주당을 파괴하고 정통성을 가로채려는 저의를 숨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전당대회는 7,000여명의 대의원과 당원들이 체육관을 가득 메워 모처럼 열기가 가득했다. 이날의 이슈는 단연 합당 문제였다.
한 대표와 김 전의원 모두 우리당에 대한 강한 적의(敵意)를 드러내며 당 사수 의지를 역설했다. 한 대표는 "정치가 살아나려면 여당의 과반 의석이 붕괴되야 한다"며 "여당은 정권이 끝나면 없어질 정당"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한 대표는 우선 4월 목포시장 보궐선거에 총력을 기울여 호남의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토대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그러나 9석짜리 미니 정당으로서의 정국 영향력 한계, 유력한 잠재적 대권주자의 부재, 그리고 앞으로도 이어질 합당론 등은 극복이 쉽지않은 구조적 장애물이다. 특히 한 대표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속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를 전후한 합당을 내심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점은 당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이날 합당반대 결의문을 채택한 것도 그만큼 내부의 합당파고가 심상치 않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전당대회에 많은 화환과 당직자를 보낸 한나라당 자민련과는 달리 우리당은 한 대표 등 합당 반대론자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화환만 보내고 축하사절을 보내지 않았다. 조경호기자 sooy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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