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선충(線蟲)의 수명을 최고 10배 연장시키는 물질을 발견, 노화방지 신약 개발에 새 장을 열었다.
연세대 생화학과 백융기(53·사진) 정만길(55) 교수팀은 선충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휴면상태에 들어가게 하는 페로몬(호르몬의 일종) ‘다우몬’을 찾아내 3차원 구조를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영국에서 발행하는 과학저널 ‘네이처’ 2월3일자에 게재됐다.
백 교수팀이 연구한 길이 1㎜의 선충 ‘시노랩디티스 엘레강스(예쁜 꼬마선충)’는 보통 섭씨 20도의 온도에서 14일 정도 산다. 그러나 먹이 부족 등으로 생존 위협을 느끼면 체내 대사활동을 멈추고 휴면상태(휴면유충)로 돌입했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 이 경우 수명은 최대 10배까지 늘어난다.
연구 결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다우몬’이라는 페로몬이 휴면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백 교수팀은 이 물질의 3차원 입체구조를 규명, 자연상태와 동일한 다우몬을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데도 성공했다.
백 교수는 "선충의 휴면 돌입과정은 수명 연장 및 노화와 깊은 연관이 있다"며 "연구를 계속하면 노화방지를 위한 신약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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