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2007년 대선에서도 희망이 없다"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2일 자당(自黨)을 통렬히 비판하는 보고서를 내 놓았다. 3일 열리는 당 연찬회의 기조 발제문인 ‘2007년 승리를 위한 당 혁신방안’이라는 보고서는 집권을 어렵게 하는 6가지의 위기 상황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먼저"지지 층 조차 한나라당을 가장 귀족적이고 수구적인 정당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국민에게 비친 당의 부정적 이미지를 꼽았다. 그래서 지난해 대통령 탄핵 때 노 대통령의 지지도는 20%대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역풍이 불었고, 국민은 한나라당을 대안세력으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둘째는 한나라당의 이념적 지지기반인 보수층 만으론 집권이 불가능함에도 이를 뛰어넘으려는 노력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스스로를 중도와 진보로 규정하는 국민이 3분의2를 넘고 있고, 국민의 56.9%가 차기 대선에서 진보 개혁성향의 정권을 선호하는 조사결과는 분명 한나라당에게는 위협적이다.
셋째는 극히 불리해진 지역구도. 호남·충청의 지역연합이 두 번 연속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지역구도가 과거 ‘호남 대 반(反)호남’에서 ‘영남 대 비(非)영남’으로 바뀌어 당이 거꾸로 포위됐고, 그나마 부산·경남도 결집력이 급속히 이완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넷째는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20~30대가 한나라당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16대 대선의 출구조사를 바탕으로 추정한 결과 한나라당은 당시 20~30대 연령 층에서 우리당에 250여만표 차이로 밀린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젊은 층이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 부패와 보수, 당리당략만 추구하는 이미지를 꼽았다.
이밖에 인터넷에 의한 정치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능력 부족, 실패에 대한 반성과 원인 분석 부족 등 위기에 둔감%C한 당 체질도 위기를 심화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선 당 이념을 공동체 자유주의와 중도 실용주의로 설정하는 한편 당 구조 개혁과 외연확대를 통한 전국 정당화 실현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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