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회장 정몽구)의 중국 합작사인 베이징현대가 세계 자동차 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중국에서 지난달 월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이는 베이징현대가 중국에서 자동차를 생산, 판매하기 시작한 지 2년 만에 이룬 성과여서 주목된다.
2일 현대차에 따르면 베이징현대는 지난달 아반떼XD(현지명 엘란트라·사진) 1만6,000대, EF쏘나타(현지명 쏘나타) 4,508대 등 모두 2만508대로 중국 내 자동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도요타자동차의 중국 합작사로 1만4,572대를 판매한 이치도요타가 2위였고 이치폴크스바겐(1만4,369대), 톈진기차(1만3620대), 광저우혼다(1만1,884대)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베이징현대의 이러한 실적은 전월대비 28.7%,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5.0%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중국에 진출한 자동차 회사 가운데 가장 짧은 기간 내에 월 판매 2만대를 뛰어넘어 현지에선 ‘현대속도’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베이징현대의 인기가 급등하고 있는 것은 현대차가 현지화 전략에 따라 중국 현지의 도로상황과 연료 품질, 소비자의 취향 등을 적극 반영, 차량 내·외관과 엔진 및 변속기 등을 개조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아반떼XD와 EF쏘나타는 중국 현지 사정에 맞춰 사실상 새롭게 만든 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다.
특히 아반떼XD는 중국의 긴축 정책으로 다소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 고객에게 가격 대비 성능과 품질 경쟁력이 탁월한 차로 평가 받고 있다. 아반떼XD는 1월 1만6,000대가 팔려 중국내 전체 승용차 모델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2~4위를 기록한 톈진기차의 샤리(1만2,825대), 이치도요타의 코롤라(9,531대), 이치폴크스바겐의 제타(8,616대) 등과 큰 격차를 보여 앞으로도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베이징현대는 1·4%분기 중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까지 투입, 상승 기세를 이어가는 한편 베이징현대의 공장 증설에도 가속도를 낼 계획이다.
세계 자동차 판매량 순위에서 현대·기아차그룹이 푸조·시트로엥을 제치고 6위를 차지할 수 있을 지도 관심거리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모두 339만여대를 판매, 푸조·시트로앵의 잠정 판매량 337만여대를 앞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3년 세계 자동차그룹 순위에서 푸조·시트로앵그룹은 6위, 현대·기아차그룹은 7위였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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