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뚝섬경마장 일대 역세권의 대규모 상업용지에 대한 서울시의 일반매각 계획이 과열 부동산투자 열기 때문에 전면보류됐다. 서울시는 2일 뚝섬역세권 일대 상업용지 1만6,752평의 공개매각 절차를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 용지는 서울시가 지난해 조성계획을 발표한 성동구 성수동1가 일대 ‘서울숲’ 예정부지(지도) 35만평 중 지하철 분당선 성수역(2008년 개통예정) 주변 시유지이다. 시는 2만5,000평의 시유지를 ▦도서관, 아동·노인복지시?%B냅? 들어서는 1구역(5,700여평) ▦관람장 등이 들어서는 2구역(2,400평) ▦공연장이 들어서는 3구역(6,200평) ▦관광호텔, 회의장 등이 들어서는 4구역(6,400평)으로 나눠 개발할 계획이었다.
서울시는 이 중 구민체육센터 등이 위치할 2구역을 제외한 용지를 민간업체에 공개매각하기로 하고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을 통해 4일 개찰할 예정이었다. 시가 이 같은 계획을 중단하고 갑작스런 매각 보류 결정을 내린 것은 투자열기가 과열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시유지의 공매는 개찰일 하루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
서울시가 당초 예상한 매각가는 1구역(833억원·평당 1,540만원) 3구역(1,504억원·평당 2,680만원) 4구역(1,435억원·평당 2,490만원)이었다.
박명현 서울시 재무국장은 "지난달 31일부터 입찰서를 접수한 결과 일부 투자자들이 입찰 예정가의 2배 가까운 평당 5,000만원 이상의 입찰가를 제시하고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며 "정부의 부동산투기 억제 정책에 정면으로 위배되고, 모처럼 안정을 회복한 부동산경기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해 매각 방침을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는 또 지난달 21일 개설한 관련 인터넷 사이트 조회건수도 4,800여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 부지 활용방안을 백지상태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시는 "향후 부지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사항이 없으며 부지를 팔지 않을 수도 있고 공공개발 등으로 이익을 환수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개발을 시작해 2008년께 마무리될 예정이던 뚝섬역세권 개발계획의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강과 서울숲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어 서울 동북부의 알짜 투자지역으로 꼽히던 이곳의 부동산투기 열기도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 부동산중개업협회 최길호(52) 성동구지회장은 "민간의 상업용지 개발계획과 서울숲 개장 등 2가지 호재가 맞물려 지난해 성수동 일대 아파트 가격은 평당 200만~500만원 이상 뛰어올랐다"며 "서울시의 매각 보류 결정으로 이같은 상승세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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