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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연성화 바람타고 시트콤 작가 ‘잘 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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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연성화 바람타고 시트콤 작가 ‘잘 나가네’

입력
2005.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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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하고 코믹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시트콤 작가들의 드라마 진출이 활발하다.

KBS2 ‘쾌걸춘향’의 공동작가 홍정은씨는 MBC 시트콤 ‘아니벌써’(1988)의 보조작가 출신. 그는 친동생인 미란씨와 함께 2004년 9월 KBS 드라마공모에 당선된 뒤 ‘쾌걸춘향’을 공동집필하고 있다. MBC ‘슬픈연가’의 이성은 작가도 ‘남자 셋 여자 셋’ ‘세 친구’ 등을 쓴 1급 시트콤 작가 출신이다. ‘쾌걸춘향’ 후속으로 방영될 ‘열 여덟 스물 아홉’은 ‘논스톱’ ‘압구정 종가집’의 김경희 작가, 김종학 PD가 ‘대망’ 이후 2년 만에 연출을 맡을 예정인 MBC ‘내 인생의 스페셜’은 KBS 시트콤 ‘동물원 사람들’의 박경수 작가가 집필을 맡고 있다.

사실 시트콤 작가는 물론, 교양 구성작가의 상당수도 궁극적으로 드라마 집필을 지향해왔다. 국내 방송 현실상 드라마 작가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고 수입도 많기 때문. 시트콤 작가의 드라마 진출은 최근 더 두드러져 지난해만 해도 ‘북경내사랑’(김균태) ‘섬마을선생님’(이윤진) ‘단팥빵’(이숙진) ‘황태자의 첫사랑’(김의찬·정진영) 등이 줄을 이었다. 김현준 KBS 드라마1팀장은 "깊이 있는 작품보다는 유머와 재치, 순발력을 앞세운 ‘가벼운 드라마’를 선호하는 경향에 맞춰 아이디어가 풍부한 시트콤 작가를 기용하는 예가 늘고 있다"고 평했다. 임동호 방송작가협회 사무처장도 "드라마 작가는 습작기가 길어 상대적으로 연령이 높다"며 "때문에 드라마와 유사한 장르인 시트콤에서 실력을 검증 받은 젊은 작가들에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결과가 꼭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쾌걸춘향’과 ‘단팥빵’을 제외하면, 대부분 시청률과 작품성 모두에서 실패를 경험했다. 기발하고 코믹한 상황 설정과 애드리브에 가까운 대사에 집중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정교한 스토리 전개를 놓쳐버려 시트콤을 미니시리즈로 늘려놓은 것같은 인상을 주기도 했다. 따라서 ‘한없이 가벼운 드라마’만 양산해내는 현실이 계속될 경우 시트콤 작가의 드라마 진출은 일시적인 붐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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