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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 편집위원 세대교체 바람/‘문학의 촉수’에 젊은 피가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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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 편집위원 세대교체 바람/‘문학의 촉수’에 젊은 피가 돈다

입력
2005.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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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들이 젊어지고 있다. 그것은 김동식씨의 말처럼, 우리 문학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하는 징후 가운데 하나일 지 모른다. 그리고, 그래도 이 변화는 한국 근대문학 100년과 본격 문학연구 반세기의 축적된 역량이 반영된 결과임은 자명하다.

여러 문예 계간지들이 편집위원 진용을 젊게 개편, 새 봄을 준비하고 있다.

문예지 편집위원은, 한 시인의 표현을 빌자면, 당대 문학의 촉수이다. 가장 먼저 문학의 변화를 감지하고 가장 앞서 그 경향을 인지하며, 때로는 그 변화와 경향의 방향을 ‘유도’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따라서 편집위원이 젊어졌다는 것은 한국 문학의 감성이 경향적으로 젊어졌다는 의미이며, 젊은 감성에 대한 문학(혹은 문단)의 요구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이다.

계간 ‘문학 판’은 최근 문학평론가 손정수(37·계명대)씨를 편집위원으로 영입, 기존의 김혜림(37) 씨와 함께 30대 평론가 두 사람을 진두에 내세웠다. 계간 ‘문예중앙’도 이번 봄호부터 편집위원 진용을 문학평론가 김형중(38) 권혁웅(39) 심진경(38)씨로 꾸렸고, 시 전문지 ‘시인세계’도 박철화(41·중앙대)씨를 영입했다. 2003년 봄 창간사에서 "젊은 잡지를 지향한다"고 밝히며 출범한 계간 ‘문학수첩’도 원년 편집위원인 김종회(51·경희대) 장경렬(53·서울대) 교수 대신 권성우(43·숙명여대) 방민호(42·서울대) 유성호(42·교원대) 씨로 새 진용을 꾸렸다. 이에 앞서 문학과지성사의 계간 ‘문학과 사회’도 성민엽 권오룡 홍정선 씨에 이어 지난 해 말 정과리씨가 2선으로 물러남으로써, 명실공히 3세대 편집위원 체제로 봄호를 내게 됐다.

계간지들의 젊은 피 수혈은, 당연히 문단 자체의 변화에 보조를 맞춘 것이다. ‘문학 판’ 편집위원 김진수씨는 "창작의 주체와 내용이 젊어진 만큼, 젊은 감성구조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편집진도 젊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학의 변화와 관련, 문학평론가 김동식씨는 "해방 이전의 식민성·근대성 문학과 해방 이후 전쟁과 분단, 민주화와 산업화를 키워드로 한 문학은, 불가피하게 한국적 특수성(국내적 한계)과 사회·역사적 고통(어두움과 무거움)에 얽매여 운신의 폭이 좁았던 게 사실"이라며 "최근 뚜렷한 경향으로 나타나는 ‘즐거움으로서의 문학’은 25년 전 김현 김윤식씨가 극복할 것을 주창한 ‘지방문학’과 ‘고통의 문학’을 넘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모색으로 이해된다"고 부연했다.

이같은 변화에 따른 문예지들의 변신 모색은 편집에도 반영돼, 가령 창비 문학동네 등이 봄호부터 최근호에 발표된 작품들을 적극적으로 평론하는 ‘계간 평(評)’을 싣기로 한 것도 그 예 가운데 하나다. 손정수씨는 "변화의 징후가 있다는 것과 그 변화를 눈 여겨볼 가치가 있느냐는 것은 다른 문제일 것"이라며 "한동안 하지 않던 계간 평을 잇달아 재개한 것은 작금의 변화를 가치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점검·분석할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학과 사회’ 편집위원이기도 한 김동식씨는 "3세대가 만드는 ‘문학과 사회’는 1·2세대의 유산을 토대로 문학이 과학기술 등 새로운 사회 코드와 접촉하는 면적을 넓혀가는 방향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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