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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을유년 이 사람] (20) 원희룡 한나라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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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을유년 이 사람] (20) 원희룡 한나라 최고위원

입력
2005.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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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새해 들어 일부러 입에 지퍼를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소장파 리더로서, 당내 서열 2위의 최고위원으로서 당 지도부에 거침 없이 쓴 소리를 하던 원 의원의 침묵은 낯설기까지 하다. 그는 "말이 곧 행동이기 때문에 안에서 더 숙성시킨 뒤 말을 꺼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원 의원이 입을 닫은 것은 지난해 말 당 노선에 배치되는 언행으로 궁지에 몰렸던 것과 무관치 않은 듯하다. 그는 이해찬 총리의 ‘차떼기당’ 발언 파문과 4대 법안처리 등 당이 고비를 맞을 때마다 소신 발언을 해 일부 보수파 의원으로부터 "여당 간첩"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원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소신을 지키는 게 원만한 조직생활보다 상위 가치였기 때문"이라며 "정작 토론 장에선 반박도 안 하면서 뒤에서 인신공격을 하는 모습이야말로 한국 정치의 희극적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원 의원의 행보에 대한 당내 평가는 엇갈린다. "개혁성을 잘 다듬으면 보수 영남정당이라는 벽을 뛰어 넘을 차세대 주자로 키울 수 있다"는 긍정론과 "콘텐츠 없이 시류에 영합하고 있다"는 비판이 공존하고 있다.

아무튼 한달간 ‘내부 정비’때문인지 최근 만난 원 의원에게선 미묘한 변화가 느껴졌다. 그는 "정치란 사람들과 하는 것인 만큼 새해엔 끈질긴 설득과 전파 작업을 통해 가급적 조화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보수 강경파와 좋은 게 좋은 것이란 식으로 지내면 당이 죽는다"고 소리를 높일 때와는 사뭇 다르다.

원 의원은 또 "비판만 하는 소장파에 머물지 않겠다"며 "당이 긍정적으로 가는 건 흔쾌히 돕고, 박근혜 대표의 리더십이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당이 포장하는 데만 급급해 환골탈태에 미치지 못하면 그냥 눈 감고 갈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원 의원은 이어 "입의 지퍼를 열 날이 머지 않았다"고 했다. 침묵을 깬 뒤 행보를 묻자 "요즘 당의 비전과 콘텐츠를 제시하는 작업과, 이에 동행할 동지들을 모으는 방안에 몰두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처럼 홀로 싸우기 보다는 세력화를 통해 집단의 힘으로 당 개혁을 이루겠다"는 뜻으로 들렸다.

서울시장 선거와 차기 대권 도전여부에 대해 원 의원은 "그런 일정표를 미리 짜 놓고 정치하지 않는다"면서도 "잠재적 주자는 다다익선 아니냐"고 여운을 뒀다. 올 한해 그의 성패는 본인의 장래뿐 아니라 당 변화의 정도를 가름할 바로미터다.

최문선기자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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