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청의 학력신장 방안이 시행되면 초·중·고교의 수업 내용은 대폭 달라진다.
우선 중·고교의 영어 수학 과목을 중심으로 수준별 이동수업이 확대된다. 올해에는 40%, 내년에는 50%까지 확대한 후 2007년에는 60%까지 수준별 수업을 실시한다. 2007년까지 수준별 수업을 50%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교육인적자원부의 계획보다 상향 조정된 것으로서 시 교육청이 핵심적으로 추진하는 내용이다. 시 교육청은 이를 위해 수준별 학급을 추가편성, 학급당 학생?%D수를 줄이고 시범교과서도 보급할 방침이다.
다음으로 달라지는 것은 학력 평가에서 서술·논술형 평가가 확대되는 것이다. 올해 중학교 1학년과 고교 1학년부터 서술·논술형 평가가 30% 이상 출제된다. 우선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과목의 경우 올해 30%를 시작으로 매년 10%씩 확대, 2007년에는 시험문제의 절반이 서술·논술형으로 출제된다. 채점결과는 즉시 공개된다. 점수에 대한 논란을 줄이기 위해 이의신청 기간도 설정된다. 그 외 과목의 서술·논술형 평가는 교과특성을 고려해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초등학교에서 학업성취도를 알아보기 위한 시험도 학교 자율로 실시된다. 시험대상 횟수 시기 평가방법 등은 교사와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 학교가 결정하되 지역교육청별로 학년별·과목별 평가 예시문항을 개발해 보급한다. 시 교육청도 문제은행지원단을 구성, 운영하며 올해에는 초등학교와 고교, 내년에는 중학교 문제를 만들어 보급한다. 초등학교에서의 평가를 보다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평가의 학교별 편차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의도이다.
영재교육도 확대 실시된다. 현재 초·중학교의 영재교육 대상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1만4,200명(0.9%)이었으나 올해 1만5,000명(1%), 2006년 1만6,500명(1.1%), 2007년 1만8,000명(1.2%)으로 늘린다. %과목도 초등학교의 경우 내년에는 예술과 정보, 2007년에는 언어와 창작 영역이 포함된다. 중학교는 내년 언어와 창작, 2007년에는 인문사회가 추가된다. 특히 영재교육 대상자 중 25%는 예술분야를 중심으로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계층에서 선발한다.
중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1학년 입학 초기 국어 수학 영어 과목의 진단평가를 치른다. 문제 수준은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한다. 이 결과는 교수·학습 방법을 개선하고 학습부진학생 지도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시 교육청의 계획이다. 당초 시 교육청은 10%를 표집해 수준별 이동수업과 학습부진학생 수?6업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었으나 교원단체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또 교사들의 책임 평가를 크게 강화한다. 초등학교에서는 학급 담임교사가, 중·고교에서는 교과 담임교사가 책임지고 학력을 올려야 한다. 여기에는 많은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교육대나 사범대 학생들 가운데 자원봉사자를 뽑아 도우미로 활용할 계획이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 성적 표기·수업방식은/ 초등 과목별 점수-상·중·하등 표기
서울시 교육청의 학력신장방안에 따라 초등학교 성적통지 방법과 중·고교 수업 방식이 급격히 바뀔 것으로 보인다.
먼저 초등학교에서 학교 자%A율로 이뤄지는 성적 통지방법은 ‘알기 쉽고, 자세하게 통지하라’는 시 교육청의 지시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통지방법은 올해 신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10여개의 사례를 시 교육청이 제시할 예정이다. 시 교육청이 성적 통지방법 사례로 제시한 것을 보면 과목별 점수 표기도 가능하다.
가장 선호될 것으로 예상되는 평가방법은 영역별 서술식 단계형 평가다. 국어 수학 등 해당 교과의 수행평가 분야별로 '매우 잘함' '잘함' '보통' '노력 요함' 등의 수준으로 학부모에게 통보된다. 과목별로 3,4개의 영역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다. 즉 국어의 경우 말하기 듣기 쓰기 등 단원별로 구분해 평가를 내린다.
다음으로 영역별 체크형인데 과목별 수행평가 영역을 5,6가지로 제시한 뒤 과거 수우미양가와 비슷한 방식으로 학생 수준을 구분하는 방안이다. 국어를 예로 들면 내용연결 능력이나 분위기 파악 능력 등 각 영역에 따라 상-중-하로 평가한다.
일부 사립초등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점수·서술형 병행평가 방식도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즉 100점, 95점, 89점 등의 방식으로 지필평가 점수가 제시되는 동시에 교과별로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를 서술하는 방식이다. 또 서술형 평가를 보다 자세하게 하는 것도 고려되지만 현재와 같은 방식이라는 점에서 학부모의 선호도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ㆍ고교에서는 서술·논술형 평가가 2007년 50%까지 확대됨에 따라 수업 방식과 내용도 대폭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시 교육청이 제시하는 서술·논술형 평가는 기존의 단답형이 아니라 최소한 여러 문장으로 서술하는 평가 방식이다. 이에 따라 평상시의 수업%6업에서도 단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어떤 사안의 원리와 전후 맥락을 학생이 이해할 수 있도록 강의를 하고, 이를 평가하게 될 전망이다.
최기수기자
■ 도입 배경과 각계 반응/ '경쟁'도입 학력저하 보완
서울시 교육청이 31일 '학생 학력신장 방안'을 발표한 것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초·중·고생의 학업성취도가 떨어지는데다 중·고생 10명 중 1명은 최소 한 과목에서 기초학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감안한 것이다.
방안의 골자는 ▦초등학교 시험자율실시 및 단계적 평가 성적통보허용 ▦중 1년 진단평가실시 ▦중·고교 시험 중 서술·논술형 문항 비율 확대 ▦중·고교 수준별 이동수업확대 ▦학습부진 학생 담임·교과 담당 교사 책임지도제 ▦중·고교 교과별 학습 및 평가계획 학년초 예고제 ▦교과별(초등은 학년별) 독서지도 매뉴얼 개발 보급 등으로 요약된다.
학교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을 붙잡고, 학생 지도에 대한 교사들의 책임을 강조하는 등 공교육을 강화하려는 측면이 강하다. 평준화 교육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학력 저하 등을 보완하고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을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한다는 의도도 담겨있다.
하지만 이 방안에 대해 벌써부터 교원단체들과 학부모들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논란이 거셀 전망이다. 우선 초등학생을 사교육 시장으로 더욱 내몰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전국교직원노조 서울지부는 "단위 학교에서 한 학년을 대상으로 시험을 보더라도 이는 일제고사와 같다"며 "교사들이 예상문제 위주로 수업을 하는 등 학교 수업이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고, 사교육시장에 대한 의존도도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일부 사립학교가 중간·기말고사를 보고 과목별 점수와 학년 평균을 통지하는데도 시 교육청이 별다른 제재를 취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단계별 평가를 도입할 경우 과목별 점수 공개로 이어지고, 초등학교에서 점수 경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반면 서울교원단체총연합은 "시험이 수업방법 개선과 학생들의 교육태도 개선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자녀의 학력 수준을 알 수 있어 좋다"는 긍정적 반응과 "어릴 때부터 시험 경쟁에 몰아넣어야 하느냐"는 부정적인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서술·논술형 문항이 시험의 50%까지 확대되면 이에 대비해 미리 논술 학원에 보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김진각기자 kimj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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