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는 자신의 ‘얼굴’인 동시에 취업을 위한 첫 관문이다. 이처럼 중요한 자기소개서가 ‘식상함’ 때문에 외면 받는다면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구직자들이 범하기 쉬운 ‘진부함의 오류’를 살펴본다.
◆‘일대기’ 형 = "저는 서울 OO동에서 OOOO년 O월에 O남O녀의 첫째로 태어났습니다. 공무원이셨던 아버님은 엄격함과 자상함으로 저희 형제들을 이끌어 주셨으며, 저는 아버님의 가르침을 거울로 삼아…. OOOO년 OO고를 졸업한 뒤 동년 OO대 OO과를 입학했습니다."
이런 식으로는 하루 수십장 자기소개서를 접하는 인사담당자의 눈을 붙잡을 수 없다. 자기소개서는 성장 과정을 요약한 자료집이 아니라 자신이 왜 일을 해야 하는지 설득하는 글임을 명심해야 한다.
◆‘감정 오버’ 형 = "비록 제가 아는 것도 적고 능력도 부족하지만 저를 뽑아만 주신다면 이를 숙명으로 여기고 귀사에 저의 뼈를 묻겠습니다.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할 것입니다."
요즘 시대에 ‘부족한 게 많다’는 표현은 ‘뽑지 말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구직자도 상품인 이상, 기업은 가격 대비 우수 제품을 사고 싶어한다. 동점심에 기대는 것은 금물이다.
◆‘자랑’ 형 =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학업상과 개근상을 탔으며, 반장을 역임했습니다. 6학년 때는 학교 회장을 하고, 중·고교 때도 1등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동아리 회장과 과 대표를 맡았습니다. 집은 서울에서도 부유한 가정으로 손꼽히며…."
이럴 경우 과장이나 거짓으로 여기는 인사 담당자들도 있다. 되도록 고교 졸업 이후 모습을 간략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가문 자랑’은 피해야 한다.
◆‘종교 동원’ 형 = "저는 어릴 때부터 교회에 열심히 다녔으며, 대학 때도 신앙 동아리 활동을 했으며, 현재 이 회사에 입사하려는 것 또%7한 하나님이 정해주신 길이라고 생각하고…."
업무와 무관한 종교 이야기는 피해야 한다. 기업 특성에 따라 특정 종교를 믿는 지원자를 찾기도 하지만, 대다수 기업에서는 역효과만 날 뿐이다.
◆ 작성요령 = 성장 과정은 이력서와의 중복을 피해야 한다. 자신에게 영향을 많이 준 선생님이나 주변 인물 등 자신만 쓸 수 있는 사항을 구체적 사례와 함께 제시하는 것이 좋다.
학창 시절에 대한 기술은 지원 분야를 선택한 이유와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왜 이 분야를 지원했고 그것을 위해 학창시절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밝혀야 한다.
성격은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고 단점은 진솔하게 기술하는 것이 좋다.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언급하면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희망 업무 및 포부와 관련해서는 ‘부족하지만, 노력하겠다’는 식의 기술은 피해야 한다. 취업을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 보여줄 뿐이다.
스카우트 신길자 팀장은 "‘열심히 일하겠다’ 등의 상투적 표현도 피하는 것이 좋은데, 오히려 ‘한 번 같이 일해보고 싶다’는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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