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영원한 적대감도, 영원한 우정도 없다." 무아마르 가다피(사진) 리비아 국가원수는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7일자)에서 "미국과 친선관계가 된 것에 스스로 놀랍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가다피는 인터뷰에서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면 바로 잡아야 한다"며 "미국과 서방도 스스로 잘못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직접적인 예를 들지는 않았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자신이 말한) 세계 해방운동을 말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도 말했다.
자신의 잘못에 대해선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을 지지한 것 이외엔 모두 부인했다. 리비아 소행으로 의심 받는 1988년 미 팬암기 폭발사건은 "범인이 누군지 모른다"며 슬쩍 넘어갔고, 사우디아라비아 압둘라 왕세자 암살 음모 의혹은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가다피는 "이런 이유로 미국이 테러지원국에 리비아를 포함시켰는데, 그러면 테러를 저지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12월 대량살상무기(WMD) 포기 선언 이후 아무런 대가가 없다며 미국과 서방에 섭섭함을 드러냈다. "핵을 포기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마샬플랜 같은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가다피는 "리비아인은 천국에 있으며, 선거를 치를 계획이 없다"고 말해 권좌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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