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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석의 브로드웨이 통신] ‘비치 보이스’ 이름만으론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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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석의 브로드웨이 통신] ‘비치 보이스’ 이름만으론 역부족

입력
2005.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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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있다. 지난해 12월20일부터 프리뷰를 시작, 브로드웨이 정식 오픈을 앞둔 뮤지컬 ‘굿 바이브레이션스’(Good Vibrations)를 보고 극장 문을 나서면서 맨 먼저 떠오른 말이다.

팝의 전설적인 그룹 중 하나인 ‘비치 보이스’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이라는 점 하나만으로 일찌감치 올해 최고의 흥행작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작품이기에 이 공연을 보고 난 뒤의 허탈감은 무척 컸다. 유진 오닐 시어터의 작은 무대를 채운 엉성한 세트를 보면서 공8연 시작 전부터 불안했는데, 2시간 30분 내내 허벅지를 꼬집으며 지루함을 이겨내야 했다. 그 어떤 장면에서도 새로움이나 놀라움을 찾을 수 없었음은 물론이다.

결국 좋은 소재와 노래가 있더라도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 예가 된 셈. 연출을 맡은 존 카라파는 댄서 출신으로 지난 10여년간 주로 안무가로서 오프브로드웨이 공연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2001년 ‘유린타운’(Urinetown)으로 주목을 받아 최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굿 바이브레이션스’는 그의 첫 연출작.

당초 카라파는 안무가로 고용됐으나 지난해 여름 워크숍을 통해 연출을 맡게 됐다. 지난해 말 프리뷰 공연이 시작된 뒤 연출상의 문제를 놓고 데이비드 워렌이 카라파를 도울 해결사로 투입됐지만, 워렌 역시 연극연출가 정도로 알려진 인물로 그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려워 보였다. 결국 오프닝이 당초 1월13일에서 27일로 연기 됐는데 프리뷰에 대한 평이 좋지 않자, 또다시 2월2일로 미뤄진 상태다.

‘서핑 USA’ 등 주옥 같은 비치 보이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다소 위안은 되지만 비치 보이스의 이름만으로 언제까지 티켓이 팔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연출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브로드웨이 뮤지컬들이 정식 오픈 뒤 막을 내렸던 전례를 깨기는 역부족일 듯싶다.

브로드웨이 오버시스 매니지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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