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서 "이대론 2007년 대선은 없다"는 위기론이 확산되면서 대권 후보를 밖에서 데려올 수 있다는 주장이 31일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남경필 원내 수석부대표는 이날 "지금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 외에 다른 대선주자가 활동하기 힘든 분위기"라며 "대권주자로 박근혜 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뿐 아니라 고건 전 총리와 정몽준 의원 등 외부 인사들도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과 인물에서 시야를 획기적으로 넓히지 않으면 또 진다"는 게 대다수 소장파 의원들의 인식이기도 하다.
또 영남 보수파인 이방호 의원은 "호남과 충청권의 당 지지도가 바닥인 상황에서 대선을 치러봐야 백전백패"라며 당 문호 개방을 역설한 바 있다. 남 수석처럼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대선후보 영입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는 "박 대표체제로는 안 된다"는 불신의 표현인 동시에 향후 유력 대선후보를 정점으로 한 정계개편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이어서 주목된다. 실제로 당 안팎에는 이미 "차기 대선에 임박해 외부 인사 영입이나 당내 일부 주자와 외부 세력의 연계 등에 따라 당이 분열할 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발상이 이른 시일 내 실행에 옮겨질 것 같지는 않다. 아직 상당 수 의원들이 시기 상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되지도 않을 일을 입에 담아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는 얘기다.
맹형규 의원은 "괜히 오지도 않을 사람을 거론해 당을 흔드는 쓸데없는 짓"이라고 비판했고, 비주류인 홍준표 의원도 "우리당의 ‘빅3’만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만큼 공정한 경쟁의 틀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공박했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지금은 당의 체질을 바꿔 외부 인사들이 한나라당으로 오려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 측은 남 수석에 대해 "중요한 당직을 맡고 있으면서 박 대표 흔들기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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