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마지막 대부’로 불리던 마피아 ‘보나노파’의 보스 조지프 마시노(62)가 조직의 검사 살해음모를 수사당국에 밀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살인과 갈취, 방화 등 혐의로 수감 중인 마시노는 한때 180㎏에 달하는 체중으로 ‘빅 조이’로 불린 ‘밤의 대통령’. 뉴욕 범죄세계에 남은 마지막 거물이라는 뜻에서 ‘마지막 돈(Don·이탈리아식 경칭)’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던 그가 조직의 ‘침묵 서약’을 깨고 경찰에 협조했다는 자체가 마피아 시대의 종언을 말해준다.
28일 외신들에 따르면 마시노는 자신의 체포 뒤 조직을 이끈 빈센트 바시아노가 마피아 담당 연방검사 그레그 D. 앤드레스 살해계획을 세웠다고 당국에 알렸다. 교도소에서 마피아 단원의 이 같은 발언 내용을 비밀리에 녹음해 제공했다는 것. 경찰이 앤드레스 검사에 대해 24시간 특수경호에 들어갔음은 물론이다.
마시노의 배신행위는 사형선고에 직면할 지도 모르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뉴욕 범죄세계 ‘5대 패밀리’의 보스들 중 가장 늦게 붙잡힌 그는 7건의 살인 등 25년에 걸친 범죄혐의로 기소된 상태. 본인도 처남과 10대부터 동고동락한 심복 6명이 법정에서 그의 범죄를 상세하게 증언하는 배신의 아픔을 겪은 바 있다.
하지만 그 마저 경찰의 끄나풀로 전락한데 대한 조직원들의 충격은 크다. 전 마피아 조직원은 뉴욕타임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7월 재판때 마시노의 변호사였던 데이비드 브레이트바트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마피아 조직세계에서는 이 같은 대부의 변절행위가 조직의 규율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른 조직원은 "누구도 당당할 수 없다. ‘고결’한 옛 규율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라고 말했다.
‘보나노파’는 1976~81년 수사관을 위장 침투시킨 미 연방수사국(FBI)의 집요한 수사로 주요 조직원들이 검거돼 와해의 길을 걸어왔으며, 이 사건은 후에 알 파치노가 주연한 영화 ‘도니 브래스코’의 소재가 됐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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