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이후 정부의 ‘제조업 공동화 대책’으로 잠시 주춤했던 국내 제조업의 한국 탈출 현상이 재연돼 지난해 외국으로 빠져 나간 제조업 자본규모가 50억달러에 육박했다. 또 해외 부동산에 대한 직접투자도 2003년보다 94%나 급증,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30일 재정경제부와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 규모(신고기준)는 49억9,000만달러로 2003년(32억6,000만달러) 보다 17억3,000만달러나 증가했다. 이는 종전 최고였던 2001년의 46억5,700만달%E러보다 3억3,300만달러 많은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전체 해외투자에서 제조업 비중이 2002년 이후 3년 만에 60%를 넘어서는 등 한때 소강상태를 보였던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 현상이 지난해 다시 본격화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2001년 전체 해외투자(63억4,200만달러) 대비 제조업 비중이 73.4%에 달해 ‘제조업 공동화’ 우려가 고조되자, 2002년부터 관련 대책을 본격 시행했다. 이에 따라 2002년에는 총 해외투자(62억9,000만달러) 대비 제조업(30억5,700만달러) 비중이 48.4%, 2003년(총 투자 57억8,600만달러·제조업 투자 32억5,900만달러) 56.2%로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다시 62.9%를 기록했다.
국내 %제조업의 탈 한국 현상과는 대조적으로 국내로 유입된 외국인 투자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대에 불과했다. 지난해 3·4분기 현재 국내에 투자된 외국인 자본(신고기준 84억1,500만달러) 중 제조업에 투자된 규모는 31억5,400만달러로 전체의 37.5%에 머물렀다. 2003년과 2002년에도 외국인 투자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6.2%와 25.7%에 그쳤다. 반면 은행, 보험 등 서비스 분야에서 국내 업체를 인수하기 위해 유입된 외국인 자본은 지난해 3·4분기 전체 투자의 59.8%에 달했고, 2003년과 2002년에도 63.9%와 56.4%로 제조업 투자를 압도했다.
한편 지난해 해외 부동산에 대한 직접투자(2억8,121만달러)가 급증, 종전까지 최대였던 1997년 기록(2억7,334만달러)을 7년 만에 넘어섰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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