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다. 내 나이 오십이다. 이제 더 이상 삼등열차를 타지 않으리라." 어느 가난한 작가의 말이 왜 그리도 쓸쓸하게 들리던지, 이제 막 오십이 된 또 한 명의 작가가 그 글을 읽고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게시판에 올렸고, 작가와 화가와 환경운동가와 수필가와 예전에 선생님이셨던 전업주부와 서울 큰 병원의 지원팀장과 어떻게 하면 하루하루를 쉽고 편안하게 지낼까를 연구하는 생활연구소의 소장님 등이 모여 50 항목의 ‘50헌장’을 정했다.
‘콩가루 집안을 부끄러워하지 말자.’ ‘섹스에 더욱 전념하자.’ ‘아버지도 1등은 아니었다’ 등 더러는 유쾌하고, 더러는 비장하고, 더러는 쓸쓸하기도 한 얘기들이 그 50 항목 모두 어쩌면 이리도 내 삶과 똑 같을까 싶다. 책을 읽는 동안 혼자만 읽기에 너무 아까워 수시로 아내를 불러 중간중간 큰소리로 읽어준 것도 아마 이 책이 처음이지 싶다.
그래, 세계 만방의 50대여, 이 ‘50헌장’의 캐치프레이즈대로 우리 모두 체면과 의무의 골짜기에서 빠져 나와 우리 인생 우리가디자인해야 하는 것이다. 때로 ‘자식도 내 인생의 적’인것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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