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증시가 연초부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서 우리증시의 상승세는 단연 돋보이는 흐름이다. 특히,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이후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코스닥시장의 상승세는 그야말로 눈이 부실정도다.
지난해 4분기 이후 국내증시에서 줄곧 매도공세를 취해왔던 외국인이 소폭이나마 매수우위를 보인데다 개인투자자들의 자금흐름을 대표하는 실질예탁금이 8개월 만에 순유입으로 전환되는 등 수급구조가 현저하게 개선된 것이 우리증시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개인자금 중심의 수급구도 개선은 개인매매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 급등세를 이끌었다.
주가상승과 더불어 기대감 또한 높아지고 있는 시장흐름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자금의 긍정적 흐름은 2월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유동성과 기대감의 긍정적 흐름과 달리 기업실적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경계감을 지우지 못하게 하고 있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대감만으로 주가상승세가 지속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반도체판매나 반도체장비 주문증가율 등 제반지표의 급격한 둔화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실적발표를 계기로 형성되고 있는 글로벌 IT경기의 바닥 기대감은 다소 성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난해말 일시적으로 개선양상을 보였던 글로벌 경기선행지수 역시 장단기 금리격차의 축소, 소비지수와 글로벌 주식시장 부진으로 상승추세 반전에는 다소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한편 2월에 예정된 해외 이벤트들 역시 주식시장 상승흐름에는 부담요인이 될 전망이다. 일단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면서 보다 강도 높은 금리인상에 대한1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월 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주목되며 뒤이어 아시아통화에 대한 절상압력이 높아지게 될 G7회담이 열리게 돼 주식시장은 부담을 받을 소지가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국제금융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도 G7회담을 전후로 다시 부각되면서 시장의 불안요인이 될 소지가 있다. 결국 2월 주식시장은 1월에 이은 긍정적 수급 모멘텀과 투자심리 호전이 유지되며 월 초 상승시도가 나타나겠지만 펀더멘털의 지속적인 부진과 시장에 부담을 주는 연 이은 해외변수로 인해 숨 고르기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정표 교보증권 투자전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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