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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마지막 황손 이석씨 궁궐생활 글로 소개/ "아버지 의친왕 육혈포 쏘며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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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마지막 황손 이석씨 궁궐생활 글로 소개/ "아버지 의친왕 육혈포 쏘며 울분"

입력
2005.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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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주에 정착한 조선왕조의 마지막 황손 이 석(본명 이해석·李海錫)씨가 최근 전북도 외국어자원봉사회가 발행한 ‘국경을 허무는 사람들'이란 책에서 어린 시절 궁궐생활과 아버지 의친왕(義親王)의 모습을 소개했다.

이씨는 ‘내가 태어난 곳 사동궁(寺洞宮)을 그리며'라는 제목의 글에서 어린시절 궁궐에 있는 감나무에 올라갔다가 상궁들의 호된 질책을 받은 일, 셋째 공주인 해경 누님이 재미있고 익살스러운 농담을 자주해주던 일 등을 회상했다. 또 "62세나 되신 아버지의 어려운 눈매에 고개도 제대로 못 들었고, 조금만 뛰어도 막는 상궁 나인들 때문에 몹시 답답했다"고 적었다.

나라를 일본에 빼앗긴 뒤 아버지가 저녁마다 약주를 드시고 방바닥을 두드리며 "내가 죽어야지, 내가 없어져야지"라고 말하면, 어머니가 "전하, 구들장(방바닥) 빠지겠습니다. 고정하시와요"라고 만류하던 기억도 더듬었다. 또 "어떤 때는 육혈포(여섯 발의 탄알이 장전된 권총)를 공중에 쏘면서 ‘왜놈(일본인)을 몰아내야지!’라고 외쳤다" 며 "가련하신 아버님의 자태가 지금도 기억에 뚜렷이 남는다" 고 부자간의 %정을 그리워했다.

의친왕의 열한번째 아들로 ‘비둘기 집'을 불러 황족가수로 유명한 그는 지난해 가을 전주 전통한옥에 보금자리를 마련, 조선역사와 황실문화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전주=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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