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에 이어 최근 르노삼성차의 뉴 SM5가 출시됨에 따라 배기량 2,000㏄ 승용차 구매를 망설이던 고객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되고 있다. 신차를 내놓지 못한 기아자동차의 옵티마와 GM대우차의 매그너스도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경쟁에 돌입했다. 그럼 어떤 차가 좋을까. 각사가 내놓은 2,000㏄ 모델 차량 자료를 토대로 배기량 2,000㏄ 승용차 4종을 비교한 결과 안전성에서는 쏘나타가, 편의사양면에서는 뉴 SM5가, 가격에서는 옵티마가, 엔진 힘에서는 매그너스가 가장 우수했다.
엔진 최고출력 면에서는 쏘나타가 다소 우수하다. 쏘나타는 최고출력이 144마력으로 매그너스(142마력), 뉴 SM5(140마력), 옵티마(137마력)보다 높았다. 1마력은 말 한마리가 끄는 힘으로, 75㎏ 무게를 1초 동안 1m 옮기는 힘과 같다. 최고출력이 높으면 그만큼 속도가 빠르고 순간 가속력이 좋다.
경사진 길을 오를 때 중요한 엔진토크 면에서는 매그너스가 가장 우수하다. 토크란 엔진의 힘을 나타내는 것으로 ㎏·m/rpm으로 표시한다. 예를 들어 19.5㎏·m/4800rpm 이라면 엔진이 1분당 4,800번 회전할 때 19.5㎏·m의 힘을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rpm은 낮고 ㎏·m는 높은 것이 좋다고 할 수 있다. rpm이 낮다느 것은 그만큼 가속 페달을 덜 밟아도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준으로 보면 매그너스의 최대토크가 3,800rpm에서 19.1㎏·m로 가장 우수하다. 쏘나타는 4,250rpm에서 19.1㎏·m였다. 즉 매그너스가 쏘나타보다 가속 페달을 덜 밟아도 같은 힘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뉴 SM5는 4,800rpm에서 18.8㎏·m였다. 쏘나타보다 가속페달을 더 밟아 rpm을 높여도 힘은 더 약하다고 볼 수 있다. 옵티마는 4,500rpm에서 18.4㎏·m를 기록했다.
안전성에서는 쏘나타가 지난달 건설교통부 주관으로 실시된 안전도 평가에서 정면 운전자석, 정면 조수석, 측면 운전자석 등 3개 부문에서 모두 별 다섯개를 받았다. 매%5그너스도 정면 운전자석과 정면 조수석에서 별 다섯개, 측면 운전자석에서 별 세개를 받았다. 옵티마는 정면 운전자석 별 다섯개, 정면 조수석 별 네개, 측면 운전자석 별 두개를 받았다. 건교부의 안전도 평가 실시 당시에는 출시되지 않아 참가할 수 없었던 뉴 SM5는 자체 안전 테스트에서 최고 점수인 별 다섯 개를 획득,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차 길이는 뉴 SM5가 4,895㎜로 4개 차종 가운데 제일 길었다. 이어 쏘나타(4,800㎜) 매그너스(4,770㎜) 옵티마(4,745㎜) 순이었다. 반면 차 폭은 쏘나타가 1,830㎜로 가장 넓었고 뉴 SM5가 1,785㎜로 가장 좁았다. 매그너스는 1,815㎜, %옵티마는 1,420㎜였다. 차 높이는 쏘나타와 뉴 SM5가 똑같이 1,475㎜이고 매그너스가 1,440㎜, 옵티마가 1,420㎜였다.
가격면에서는 쏘나타(1,798만~2,060만원)와 뉴 SM5(1,770만~2,110만원)가 비슷해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다만 쏘나타는 수동변속기를 달 경우 가격이 1,659만원부터 시작하는 반면 뉴 SM5는 자동 변속기가 기본 사양이라 수동변속기를 달 수 없다는 것이 옥의 티다. 르노삼성차는 "충돌 강도에 따라 에어백 압력이 달라지는 스마트 에어백과 뒷좌석 승객에게 쾌적한 실내 환경을 제공하는 뒷좌석 공기 환풍기(리어 에어 벤틸레이션)를 전 차종에 기본으로 장착한 점 등을 감안하면 ?%B? SM5의 가격 경쟁력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배기량 2,000㏄ 승용차 중 가격 경쟁력이 가장 높은 차는 사실 기아차 옵티마다. 1,533만원 단일 가격으로 쏘나타나 뉴 SM5보다 200만~400만원 싸다. GM대우차 매그너스도 1,776만원 단일 가격으로 경쟁차에 비해 저렴하다.
외관 및 내부 인테리어 면에서는 각자 취향이 다른 만큼 평가가 엇갈리지만 최근에 나온 차일수록 세련됐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특히 뉴 SM5는 닛산 티아나를 기본 모델로 하고 있어 수입차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연비 면에서는 뉴 SM5와 쏘나타가 유사했다. 뉴 SM5가 리터당 10.8㎞를 달리는 데 비해 쏘나타가 10.7㎞였고 옵티마가 9.6㎞, 매그너스가 9.5㎞로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차를 구입할 때는 어떤 용도이고 앞으로 얼마동안 탈 지를 생각한 뒤 브랜드 파워와 애프터서비스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좋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차를 고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