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때 이 자리에 서고 보니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28일 오전 10시30분 정부중앙청사 16층 교육인적자원부 대회의실. 김진표 신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미리 준비한 4쪽짜리 취임사를 읽어 내려갔다. 김 부총리는 자신의 임명에 대한 교육·교원단체의 반발 기류를 의식한 듯 ‘학교 교육 정상화’를 취임사 첫 머리에 올렸다. "초등교육은 인성 및 창의성 교육, 중·고교 교육은 형평성 및 수월성의 조화를 추구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다짐했다. "%경제관료 출신이 교육부의 수장이 될 경우 교육이 경제논리에 휩쓸려 파행을 겪을 게 뻔하다"는 교원단체의 반대 논리를 잠재우려는 의도가 짙은 대목이다.
김 부총리는 취임식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자신이 ‘경제부총리 출신’이라기보다 ‘교육부총리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려 애썼다. 취재진의 질문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헌신’ ‘최선’ ‘매진’ 등 새로운 역할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하는 용어들을 총동원했다. "교육발전을 위해 헌신할 각오가 돼 있다.", "학교교육의 사회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 "대학혁신에 매진하겠다" 등.
김 부총리는 특히8? ‘교육 문외한’이란 이미지를 불식시키려는 듯 "그 동안 교육에 대해 나름대로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밝혔다. 의정활동과 경제부총리 시절 교육전문가들을 자주 만나 이해의 폭을 넓혔고, 교육계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했다는 주장이다. "고교(경복고 수석입학)와 대학(서울대 법학과) 때 가정교사를 많이 하면서 교사와 학생이 인격적으로 존경하는 토대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
아들(상우씨, 현재 미 미시간대 대학원 재학 중)의 병역문제에 대해서는 "언론이 배려해 줬으면 좋겠다"고 운을 뗀 뒤 "카투사 모집에 응시해 ?%7卵奮像립? 최종 신체검사에서 질환으로 불합격 판정을 받아 군대에 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질환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중3때부터 앓아왔고, 자식의 인권이 걸려있는 문제이며 서울대병원에 그 기록이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김 부총리는 이른바 ‘3불(不)정책(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본고사부활 불가)’은 계속 유지하되, 나머지는 대학의 자율에 맡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교육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대학혁신과 관련, "산업체 현장에서 즉시 쓸 수 있는 인재를 대학에서 배출할 수 있어야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이공계에 예산을 집중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김 부총리 임명으로 교육 현장은 교육개혁은커녕 경쟁과 효율만을 강조하면서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정글로 변하게 됐다"며 김 부총리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김 부총리 퇴진을 요구했던 전국교직원노조는 집행부 회의를 거쳐 31일께 공식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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